[숫자는 솔직하다] 난타전 승률 1위 삼성, KS 마지막 퍼즐은?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10.27 13: 00

삼성 라이온즈의 전통적인 팀 컬러는 '방망이의 팀'이었다. 원년부터 쟁쟁한 타자들이 끊임없이 삼성에서 나왔다. 1990년대 중반 이후에는 양준혁-이승엽 두 레전드를 앞세운 화끈한 야구를 했지만, 결국 마운드가 버티지 못하면서 우승은 차지하지 못했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마운드가 강화되며 어쨌든 8점 주면 9점을 내는 게 예전 삼성의 팀컬러였다.
삼성이 이와 같은 팀컬러를 유감없이 뽐내면서 한국시리즈 1차전을 잡았다. 삼성은 27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 두산 베어스전에 9-8로 역전승을 거뒀다. 0-5, 2-6, 4-8 등 계속해서 끌려갔던 삼성은 7회말 야마이코 나바로의 스리런과 상대 실책으로 5점을 뽑아 단숨에 경기를 뒤집었다.
올해 삼성은 난타전에서도 강하다. 삼성은 정규시즌 6실점 이상 경기에서 17승 36패, 승률 3할2푼1리를 기록해 1위를 기록했다. 같은 조건 2위는 넥센으로 13승 42패, 승률 2할3푼6리였다. 6실점 이상 경기 승률 최하위는 LG, 5승 49패로 승률 9푼3리에 그쳤다. 투수가 6점 이상 허용한 경기는 결국 타자들의 힘으로 이겨내야 한다. 삼성 타선의 저력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그리고 삼성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타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3명의 선수가 엔트리에서 빠지며 마운드는 크게 약화됐다. 때문에 90년대 중반처럼 쳐서 이기는 식으로 경기를 펼쳐야 한다. 1차전에서 삼성은 난타전의 진수를 보여줬고, 결국 대역전승을 거뒀다.
삼성이 계속해서 타격전을 하기 위한 조건, 바로 4번 타자 최형우의 부활이다. 정규시즌 마지막 8경기에서 타율 2할6푼6리 2타점에 그치며 감이 좋지 않았던 최형우는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도 5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삼성이 경기를 뒤집으면서 최형우도 마음의 부담을 덜 수 있었지만, 만약 결과가 반대로 나왔으면 심리적으로 더 쫓길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올해 최형우는 타율 3할1푼8리 33홈런 123타점으로 본인의 홈런과 타점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다. 뜨거운 시즌을 보냈고, 삼성의 정규시즌 5연속 우승에 절대적인 공을 세웠다. 하지만 정규시즌 막판부터 좋지 않았던 감은 한국시리즈 1차전까지 이어졌다.
이제 한국시리즈는 딱 1경기만 했다. 류중일 감독도 "최형우가 해줘야 우리도 이길 수 있다. 믿는다"고 말했다. 1차전에서 실전감각 부족에 대한 우려를 싹 지운 삼성, 이제 최형우까지 깨어나면 상대 투수들에게는 공포가 될 수 있다. /cleanu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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