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은 아직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25일 대구경북디자인센터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 때 이렇게 말했다. 주축 투수들이 도박 스캔들에 휩싸이며 팀 분위기가 뒤숭숭한 이 시점에 '맏형' 이승엽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취재진 사이에서는 '과연 이승엽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하는 의혹의 시선이 쏠리기 시작했다.
27일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류중일 감독은 "이승엽은 그동안 (1군 주축 타자 가운데) 경기를 가장 못 뛰었다. (9월 17일 1군 엔트리 제외 이후) 정규 시즌이 끝날때까지 재활군에 머물렀다. 기존 선수들도 한국시리즈에 직행하며 3주간 실전 감각이 떨어져 있는데 이승엽은 더 그렇다. 부상 치료, 훈련, 자체 평가전을 소화했지만 1군 투수들의 빠른 공을 어느 만큼 적응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첫 술에 배부르냐. 이날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한 이승엽은 4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1회 유격수 뜬공으로 물러났던 이승엽은 4회 무사 주자없는 가운데 유희관에게서 좌익수 방면 2루타를 빼앗았다. 잘 맞은 건 아니었지만 행운이 따른 타구였다. 6회 3루수 뜬공, 7회 중견수 뜬공으로 아웃되며 더 이상 안타를 추가하지 못했다.
경기 초반 두산에 끌려갔던 삼성은 7회 뒷심을 발휘하며 9-8 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류중일 감독은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았다. 안방에서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해 기쁘다. 분위기를 바꾼 만큼 내일도 좋은 경기를 할 것 같다"면서 "점수를 냈지만 경기 도중 흐름이 끊기는 느낌이 있었다. 이승엽, 최형우, 박석민 등 중심 타자들이 해줘야 이긴다"고 말했다.
류중일 감독은 늘 말한다. "이승엽이 제 몫을 해주면 쉽게 이긴다"고. 1차전서 타격감을 조율한 이승엽이 2차전부터 본격적인 시동을 걸까. '맏형' 이승엽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