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에 남매가 연이어 드래프트서 상위로 지명되는 보기 드문 장면이 벌어졌다.
2016 여자프로농구(WKBL) 신인선수 드래프트가 27일 오전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개최됐다. 신한은행은 1라운드 5순위 신재영(22, 험볼트 주립대) 지명에 이어 2라운드 2순위로 이민지(20, 대구시체육회)를 뽑았다. 전날 개최된 KBL 드래프트서 이민지의 오빠 이동엽(22, 고려대)이 전체 5순위로 삼성에 지명됐다. 남매가 나란히 프로에 입단하는 겹경사가 났다.
이동엽-이민지 남매의 부친은 다름 아닌 이호근 전 삼성생명 감독이다. 자녀를 모두 선수로 키운 이호근 감독은 남매의 프로지명으로 큰 보람을 느끼게 됐다.

173cm의 이민지는 힘과 돌파능력이 돋보이는 포인트가드다. 패스는 물론 득점능력도 출중하다. 2014년 전체 1순위로 데뷔한 신지현과는 고교시절부터 랭킹 1,2순위를 다퉜던 친구사이다. 두 선수는 선일중학교에서 나란히 뛰면서 전국을 제패했던 과거가 있다.
그런데 이민지는 당시 프로 드래프트를 마다하고 미국유학을 선택했다. 드래프트를 거부한 선수는 향후 2년 간 드래프트에 나설 수 없다. 이민지는 미국에서 조기 귀국했지만 프로에 갈 수 없었다. 결국 이민지는 실업팀 대구시체육회에서 운동을 하며 프로행을 준비했다.

이호근 감독은 지난 시즌 삼성생명의 성적부진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만약 이 감독이 현역감독으로 계속 머물렀다면 아버지가 딸을 지명하는 희대의 사건이 벌어질 수도 있었다. KBL에서는 김동광 전 SBS 감독이 아들 김지훈을 지명했던 전력이 있다. 남매가 나란히 프로에 진출하며 이호근 감독은 ‘자식농사를 잘 지었다’는 축하를 듣고 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이민지, 이동엽 / 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