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득점’ 한희원, ‘어서 와! KBL은 처음이지?’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5.10.27 20: 35

‘슈퍼루키’ 한희원(22, 경희대출신)이 프로의 매운 맛을 톡톡히 봤다.
인천 전자랜드는 27일 고양체육관에서 개최된 2015-2016 KCC 프로농구 2라운드서 고양 오리온에 69-91로 패했다. 6승 8패의 7위 전자랜드는 5할 승률 달성에 실패했다. 13승 2패의 오리온은 압도적 선두를 달렸다.
전자랜드 구단은 신인 한희원에게 큰 공을 들였다. 전자랜드는 한희원 지명 시 그에게 ‘한희원’이라고 이름이 박힌 유니폼을 입혔다. 다른 구단과 차별화되는 점이다. 그만큼 구단이 그를 각별하게 생각했다는 뜻이다.

한희원은 지명 다음 날 경기서 바로 투입된는 통보를 받았다. 26일 밤 10시에 전자랜드 훈련장에 간 한희원은 김승환 코치에게 패턴을 집중적으로 지도받았다고 한다. 신인으로서 그만큼 구단이 자기를 원한다는 뜻이니 설레고 한편으로 부담을 느낄 법했다.
경기 당일에도 구단은 살뜰히 신인을 챙겼다. 유도훈 감독은 “힐과 한희원을 주전으로 쓰려다 참았다. 새로운 선수 두 명은 아닌 것 같았다. 한희원에게 ‘야생마처럼 뛰어라. 슛 10개를 던지고 와라. 시도를 못하면 안 된다. 턴오버가 나와도 좋으니 공격적으로 해라’고 했다”며 비화를 공개했다. 유 감독이 데뷔전에서 신인에게 숙제를 내준 것.
한희원은 1쿼터 종료 3분을 남기고 처음 코트를 밟았다. 스몰포워드로 뛴 한희원은 공격에서 허일영과 매치업됐다. 또 한희원은 수비에서 문태종을 막는 중책을 부여받았다. 전자랜드는 2-3 지역방어를 구사했다. 겨우 몇 시간 패턴을 맞춰본 것이 전부인 한희원이 단시간에 녹아들기는 어려웠다. 한희원은 자기 마크맨을 놓치는 등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한희원이 프로에서 처음 쏜 슛을 보기 좋게 애런 헤인즈에게 블록슛을 당했다. 허버트 힐이 시간에 쫓겨 한희원에 주자 페이드 어웨이 슛을 시도했다. 수를 읽은 헤인즈는 가차 없이 루키를 응징했다. ‘어서와 KBL은 처음이지?’라고 말하는 블록슛이었다. 
유도훈 감독은 이현호를 빼고 차재영을 넣어 ‘스몰라인업’을 구사했다. 선수들의 빠른 기동력을 수비에 이용할 요량이었다. 한희원은 동료들과 하프라인까지 나와서 ‘런&점프’ 함정수비를 걸었다. 신인답게 뭐를 시키든 열심히 해내려는 모습이었다.
하프타임 때도 한희원은 김태진 코치에게  ‘이럴 때 저렇게 움직여라’는 과외수업을 받았다. 기본적인 실력은 있지만 전자랜드가 익숙지 않자 긴급처방을 내린 것.
3쿼터 한희원이 처음 던진 노마크 점프슛은 림과 백보드를 맞고 튀어나왔다. 한희원은 득점이 터지지 않자 부지런히 움직여 리바운드를 잡았다. 프로에서 처음 시도한 한희원의 3점슛도 2회 연속 림을 빗나갔다. 마음은 앞섰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4쿼터 종료 8분 40초를 남기고 한희원은 돌파를 시도하다 자유투를 얻었다. 2구를 모두 넣은 한희원은 비로소 프로 첫 득점을 신고했다.  
이날 한희원은 2점슛 2개, 3점슛 2개, 자유투 2개를 던졌다. 유도훈 감독이 내준 ‘슛 10개 쏘기’ 숙제를 해내지 못했다. 영원히 기억 될 프로 데뷔전에서 득점은 2점에 그쳤다. 대학무대 득점기계로서 자존심이 상할 법했다. 매운 맛을 톡톡히 맛 본 한희원은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KBL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