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가 우려했던 '더스틴 니퍼트의 벽'을 넘지 못했다. 삼성은 27일 대구구장에서 벌어진 한국시리즈 1차전 두산 베어스전에서 1-6으로 완패를 당했다. 니퍼트에게 14승 2패로 완벽하게 밀렸던 삼성은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다.
삼성은 홈 2경기 중 1승 1패를 주고받으며 일단 잠실로 이동하게 됐다. 비록 2차전에서 패했지만 삼성에 소득이 없었던 건 아니다. 특히 외야수 박해민은 1차전 부진을 딛고 2차전 맹활약을 펼치며 삼성의 선택지를 크게 넓혔다.
삼성에서 중견수 자원은 모두 3명이다. 박해민과 배영섭, 그리고 구자욱이 중견수 수비가 가능하다. 배영섭은 올해 군대를 제대하고 복귀하긴 했지만,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삼성 중견수 자리를 책임졌었다. 그리고 구자욱은 올 시즌 타율 3할4푼9리로 정규시즌 타격 3위에 오른 무서운 신예다.

그럼에도 류중일 감독의 선택은 박해민이었다. 26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 박해민은 중견수 2번 타자로 나섰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첫 타석에서 뜬공으로 물러나더니 3회 무사 1루 두 번째 타석에서는 번트 실패로 물러났다. 4회 세 번째 타석은 내야 뜬공으로 물러났고, 결국 7회 대타 배영섭으로 교체됐다.
삼성이 1차전 역전승을 거두긴 했지만, 박해민 2번 카드는 성공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류 감독은 박해민을 27일 2차전에도 그대로 중견수 2번 타자로 냈다.
박해민은 이번 만큼은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입증했다. 비록 팀은 졌지만, 박해민은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니퍼트를 압박했다. 1회 첫 타석부터 2루타를 치고 나가면서 선취점을 노렸지만 후속타가 터지지 않았다. 3회에는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7회 2사 후 다시 우전안타로 출루하며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이날 삼성은 니퍼르를 상대로 7회까지 단 3안타에 그쳤는데, 박해민 혼자 2안타를 만들었다. 박해민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2루를 훔친 뒤 실책을 틈타 3루까지 갔지만 이번에도 득점은 실패했다.
공격, 주루 모두 훌륭했던 박해민이지만 진가는 수비에서 드러났다. 이날 선발투수는 장원삼, 대표적인 뜬공 투수다. 이런 날 중견수 수비능력은 무척 중요하다. 바람까지 많이 불어 낙구지점 포착이 쉽지 않은 경기였지만, 박해민은 외야에서 안정적인 수비를 보여줬다.
이제 삼성은 잠실로 간다. 외야가 넓은 잠실구장은 중견수 수비능력이 더욱 중요하다. 그리고 박해민은 이 분야에서 전문가다. 타격감까지 되찾은 박해민이 돌아왔다. /cleanupp@osen.co.kr
[사진] 대구=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