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와 책임감' 대표팀, 악재에도 밝은 이유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5.10.28 06: 42

프리미어 12 대표팀은 다음달 6일 출국 전까지 야구장 세 곳에서 훈련을 진행한다.
대표팀은 지난 27일부터 잠실구장에서 첫 단체 훈련을 시작했다. 이날 오후 2시에 시작한 훈련은 처음인 만큼 몸풀기로 시작해 2시간 가량 진행됐다. 대표팀은 28일까지 잠실구장을 쓴 뒤 29일부터 나흘은 문학구장으로 옮긴다.
29일부터 31일까지는 잠실구장에서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가 예정돼 있고 다음달 1일에는 중앙마라톤대회가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려 주변 교통이 통제되기 때문이다. 대표팀은 2일 하루를 쉰 뒤 3일 고척돔으로 다시 옮겨 훈련을 하고 4~5일 쿠바와 고척돔에서 슈퍼 시리즈를 치른다.

비어 있는 문학구장은 너무 멀어 이동에 많은 시간이 소모되고 고척돔은 미리 잡혀 있는 행사들이 있어 일정을 소화하기가 어렵다. 여기에 잠실구장은 한국시리즈를 치러야 하는 상황. 설상가상 대표팀은 27일 오후에 여유있게 훈련을 했지만 28일에는 오후 3시 이전에 잠실구장을 비워줘야 해 오전 11시부터 훈련을 하는 변칙 스케줄이 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도박 스캔들'로 인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된 삼성 선수들이 국가대표에서도 교체되면서 대표팀은 순식간에 베테랑 투수 3명을 잃었다. 젊은 투수들에게 많은 것을 기대야 하는 상황이 됐다. 한국시리즈를 치르고 있는 두 팀에 총 28명의 대표팀 중 11명이 소속돼 있는 것도 우려할 부분이다.
이처럼 악재가 그라운드 안팎에 산적해 있는 대표팀이지만 27일 첫 훈련을 치른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걱정을 많이 했는데 선수들이 몸을 만들어왔다. 그동안 각자 훈련을 했다고 했는데 투수들이 롱토스를 하거나 타자들이 타격하는 것을 보니 다들 훈련을 미리 해와서 다행"이라고 긍정적인 시선으로 대표팀을 바라봤다.
당장의 컨디션보다도 마음가짐을 바라보는 흐뭇한 마음일 것. 준플레이오프가 끝난 뒤 딱 나흘을 쉬고 약 일주일간 목동구장에 나가 캐치볼을 하고 타격훈련을 한 박병호는 "국민들이 모두 대표팀을 응원해주신다고 생각하면 자부심과 책임감이 생긴다. 최선을 다해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김광현 역시 "대표팀에 가면 더 많이 배우고 느끼게 된다. 나라를 위해 나간다는 책임감도 크다. 아무래도 좋은 투수들과 함께 하다보니까 내 자신이 많이 향상된다. 이번에도 그런 점에서 기대가 된다. 선발투수기 때문에 많아야 3경기 정도겠지만 3경기 다 이길 수 있도록 준비 잘하겠다"며 투수진에 대한 우려를 덜어냈다.
이번 대표팀에는 한동안 볼 수 없던 상비군 12명이 있다. 한국시리즈로 인해 비워진 포지션을 메우기 위한 것. 상비군 선수들은 유니폼 상의만 지급받아 27일 소속팀의 헬멧, 유니폼 하의를 착용하고 훈련했다. 그래도 가슴에 단 태극기가 자랑스럽기는 마찬가지. 김택형(넥센)은 "상의라도 입는 게 얼마나 대단한 건가. 어떻게든 입고 싶던 옷"이라며 활짝 웃었다. /autumnbb@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