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망하네요, 별 거 아닌데…".
'불꽃투혼' 한화 투수 권혁(32)이 국무총리 표창을 받아 화제다. 권혁은 지난 27일 금융위원회에서 개최한 제52회 '저축의 날' 기념식에서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꾸준하게 저축해온 권혁이 스포츠스타 중에서 최고로 인정받아 국무총리에게 표창을 받는 영광을 안은 것이다.
한국시리즈가 한창이지만 야구계는 삼성 주축 투수들의 도박 스캔들과 kt 선수의 사생활 문제로 연일 논란이 거세다. 야구팬들도 일부 스타선수들의 도덕적 해이에 실망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이 와중에 권혁이 전해온 소식은 훈훈함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권혁은 "저축의 날을 기념해서 주는 상으로 며칠 전에 연락을 받았다. 평소 거래하는 은행에서 감사하게도 추천을 해주신 것 같다"며 "특별히 열심히 저축한 건 아니다. 저보다 열심히 사시는 분들이 많은데 표창을 받게 돼 민망하기도 하다. 별 것 아닌데…"라고 쑥스러워했다.
권혁은 지난해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어 한화와 4년 총액 32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큰돈을 손에 쥐었지만 낭비하지 않고 꾸준히 저축했다. 지난해 삼성 장원삼도 FA 계약 후 저축과 기부를 통해 저축의 날 금융위원장 표창을 받은 바 있다. 1년 후 권혁이 뒤를 이어 야구계를 빛냈다.
권혁은 올 시즌 누구보다 열심히 최선을 다했다. 무려 78경기에서 구원 최다 112이닝을 던지며 9승13패17세이브9홀드 평균자책점 4.98을 기록했다. 12번의 2연투와 8번의 3연투에도 큰 부상 없이 한 시즌 보냈다. 시즌 막판 체력적으로 부친 모습도 있었지만, 하얗게 불태운 그의 투혼은 모두가 인정했다.
권혁은 요즘 대전 홈구장에 나와 몸만들기에 열중이다. 그는 "11월말까지는 체력훈련과 회복훈련 위주로 몸을 만들어갈 것이다. 내년 시즌 다시 공을 던질 수 있는 몸을 지금부터 차근차근 잘 만들어야 한다. 아무래도 올 시즌에 많이 던졌 만큼 나 스스로 어느 때보다 준비를 잘해야 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지난해까지 가을 야구를 밥 먹듯 했던 그에게 올 가을은 허전한 감은 없지 않다. 그는 "요즘 시간이 되면 포스트시즌 경기를 보지만 굳이 챙겨보지는 않는다. 가을야구를 밖에서 보는 것이 조금 낯선 감은 있다"며 내년 시즌에는 한화 유니폼을 입고 포스트시즌에서 공을 던지고 싶은 의욕을 감추지 않았다.
멍든 야구계를 빛낸 FA 저축왕이자 모범생 권혁, 그의 시선은 이미 내년 시즌 가을야구를 향하고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