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의 중요성’ SK, 애리조나서 찾은 교훈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10.28 16: 00

모든 일에서도 마찬가지지만 야구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이다. 기본이 잘 잡혀 있어야 모든 응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는 많은 선수들이 잠시 잊는 덕목이기도 하다. 어쩌면 SK의 올해 애리조나 교육리그 최고의 성과는 이 평범한 진리를 다시 깨달을 수 있었다는 것일지도 모른다.
SK는 지난 9월 20일부터 10월 23일까지 33일간 미 애리조나주 스캇데일에서 열린 교육리그에 참가했다. 총 19명의 선수단이 참가한 가운데 유망주들의 육성, 선진야구 경험, 기량 극대화에 중점을 뒀다는 것이 구단의 설명이다. 교육리그를 마치고 귀국, 이제 팀의 마무리훈련에 참가한 선수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참 많은 것을 배웠다”라며 캠프 성과를 되짚고 있다. 그리고 가장 크게 깨달은 것은 역시 기본기의 중요성이었다.
선수단을 총괄한 김무관 SK 퓨처스팀(2군) 타격코치는 “한 달 사이에 선수들의 기량이 크게 변했다고 생각할 수는 없다”라면서도 “아마도 느낀 것이 많았을 것이다. 선수들 스스로가 ‘우리가 기본기가 부족하구나’라는 느낌을 실감했을 것이다. 또한 연습에서의 접근 방법이 다르다는 것, 상대 선수들의 힘이 얼마나 좋았는지도 느꼈을 것”이라고 캠프를 돌아봤다. 그런 깨달음이 선수들의 성장에 자양분이 될 것이라는 게 김 코치의 기대다.

향후 방향으로는 두 가지를 뽑았다. 김 코치는 “첫 번째로는 역시 몸을 잘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고, 두 번째로는 기본기를 잘 다듬고 그에 따라 실행해야한다는 것이다. 기본기의 차이에서 결국 몇 승의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라면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문제다. 하지만 꾸준히 하다보면 성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울러 마이너리그 선수들이 목표를 향해 어떻게 방향을 정하고 시간을 투자하는지, 그리고 프로선수로서의 자세와 자질 교육 및 동기유발에 대해서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향후 방향을 제시했다.
성적이야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눈에 띄는 선수들도 있었다. 투수진에서는 군 복무를 마치고 1군 전력화를 앞두고 있는 정영일이 가장 빛났다. 정영일은 6경기에서 주로 마무리로 뛰며 6이닝 동안 단 1실점도 하지 않았다. 10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는 동안 1개의 볼넷만을 내줬다. 150㎞를 넘나드는 빠른 공을 던지며 신체조건이 월등한 미국 타자들을 힘으로 찍어 눌렀다는 호평을 받았다.
차세대 선발 요원인 조한욱도 4경기에서 13⅓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4.05를 기록했다. 박세웅은 9경기에서 11⅔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3.86으로 선방했다. 군 복무를 마쳐 내년 기대를 모으고 있는 문승원도 4경기에 나가 9이닝을 던지며 컨디션을 조절했다. 젊은 투수들의 경우 볼넷이 많다는 약점이 나오기도 했지만 이는 서서히 해결해 갈 문제로 보고 있다. 오히려 자신의 공을 믿기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구속이 향상됐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야수 중에서는 이현석 김민식이라는 차세대 포수 자원들이 좋은 활약을 선보였다. 김민식은 타율 3할8리(26타수 8안타)를 기록했다. 여건상 주로 포수 마스크를 쓸 수밖에 없었던 이현석은 타율은 2할5푼에 그쳤으나 56.3%의 도루 저지율(16개 중 9개 저지)을 기록하며 확실한 성장세를 과시했다. 두 선수는 조만간 시작될 가고시마 특별캠프에 합류해 박경완 신임 1군 배터리 코치의 지도를 받을 예정이다.
지난해 1군에서 눈길을 모았던 내야수 최정민은 타율 3할3푼3리로 야수 중 최고 타율을 기록했고 발이 빠른 유서준은 10개의 도루 시도 중 9개를 성공시키며 주루에서의 강점을 재확인했다. 외야수 이진석 또한 6개의 도루를 추가하며 팀 내 최고 준족 중 하나다운 모습을 과시했으며 팀 내 최다 타점(5타점)을 기록했다. 나세원도 타율 2할8푼을 기록하며 만만치 않은 방망이 재질을 뽐냈다.
이번 교육리그에 참가한 선수들 중 상당수는 가고시마 특별캠프에 참가할 예정이다. 교육리그와 특별캠프로 이어지는 일정 속에서 구단의 기대치를 엿볼 수 있다. 이들이 성장해야 SK의 선수층도 두꺼워질 수 있다. 점진적인 리빌딩을 꿈꾸는 SK의 든든한 밑천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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