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악재 속에 마운드 전력이 현격하게 약해진 야구 대표팀이다. 그러나 김인식 감독은 "고민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며 하나하나씩 문제를 풀어가고 있다. 마운드 보직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김광현(27, SK)과 이대은(26, 지바 롯데)이 대표팀 선발진의 기둥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
오는 11월 열릴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주최 프리미어12에 출전하기 위해 지난 26일 공식 소집된 대표팀은 28일 잠실구장에서 이틀째 단체 훈련을 이어갔다. 관심사는 역시 마운드 운영이다. 양현종 윤석민(이상 KIA) 오승환(한신)의 부상 이탈, 그리고 삼성 소속 3명이 스캔들 여파로 이탈한 대표팀 마운드는 불안요소가 많다는 평가다. 핵심 6명이 줄줄이 빠졌다. 김인식 감독도 이에 대한 고민을 드러냈다. 그러나 서서히 윤곽은 잡히고 있다.
오는 8일 일본 삿포로돔에서 열릴 개막전 출전은 부동의 '에이스' 김광현의 몫이 될 가능성이 크다. 아직 공식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김광현 또한 개막전 출전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몸을 만들고 있다. 나머지 선발 투수들은 미정이다. 김인식 감독은 "일단 선발 투수 4명이 필요하다"라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 마지막에 대표팀에 합류한 장원준(두산), 그리고 사이드암 투수인 우규민(LG) 이태양(NC)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는 가운데 김광현에 이은 두 번째 선발 확정은 이대은이 될 전망이다.

김인식 감독은 28일 훈련 중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이대은의 활용성을 묻는 질문에 "지바 롯데에서 마지막에 중간도 해보고 했지만 선발이다"라고 답했다.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선발 투수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이다.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올 시즌 지바 롯데 유니폼을 입은 이대은은 시즌 9승을 거두며 일본무대에 연착륙했다. 이번 대표팀의 기대주 중 하나다.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이대은은 현재 컨디션도 괜찮은 편이다. 비록 팀의 포스트시즌 엔트리에는 들지 못했으나 착실히 훈련을 소화했다. 일본시리즈에 진출할 경우 엔트리에 들어갈 가능성도 높았던 만큼 대비 상태는 좋았다. 김인식 감독도 "선발진의 편차가 있는 만큼 이대은의 몫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나머지 선수들의 보직은 미정이다. 김 감독은 "나간 선수들의 공백이 너무 크다"라고 고민을 드러냈다. 새롭게 합류한 젊은 선수들에 대해서는 "공 자체는 젊은 투수들도 좋다. 다만 운영을 어떻게 하느냐가 문제"라고 유보적인 생각을 드러냈다. 실제 태극마크를 처음 단 선수들이 중압감 넘치는 상황에 잘 대처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김 감독은 "쿠바와의 슈퍼시리즈 2경기가 끝난 뒤에야 명확한 보직을 정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skullboy@osen.co.kr
[사진] 잠실=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