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암골 호랑이였던 이동엽(21, 삼성)이 이제 삼성맨이 다됐다.
서울 삼성은 28일 오후 잠실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된 2015-2016시즌 KCC 프로농구 2라운드에서 창원 LG를 78-73으로 물리쳤다. 8승 7패의 삼성은 KCC와 함께 공동 3위로 올라섰다. 아울러 삼성은 LG전 4연패에서 탈출했다. 최하위 LG는 4승 13패를 기록했다.
26일 가진 신인선수 드래프트서 전체 5순위로 삼성에 지명된 이동엽의 데뷔전이었다. 1쿼터 후반 코트에 들어선 이동엽은 고려대 선배 김영환, 양우섭과 대결하는 등 열심히 뛰었다. 이동엽은 2쿼터 종료와 동시에 프로데뷔 첫 득점을 터트리기도 했다. 이동엽은 2점, 3리바운드로 활약했다. 데뷔전에서 팀이 이겨 기쁨이 더했다.

경기 후 이동엽은 데뷔 소감을 묻자 “첫 경기라 꼭 이기고 싶었다. 목표를 이뤄 기쁘다. 더 부족한 점을 보완해서 팀에 보탬 되고 싶다”고 정석적인 대답을 했다. 빨간색 고려대 유니폼을 4년 입은 이동엽은 연세대를 상징하는 파란색만 보면 이를 갈았다. 하지만 더 이상 아니다.
파란색 유니폼이 어색하지 않냐는 질문에 이동엽은 “고대에서 어떻게 들을지 모르지만 파란색도 잘 어울린다. 난 어떤 색이든 잘 어울린다”며 남다른 사회성(?)을 보였다. 고대 선배들과의 대결이 힘들지 않냐고 묻자 “처음이라 그런 부분은 없었다. 팀이 이기는 것만 생각했다. 선배들에게 거칠게 했다. 더 일부러 그렇게 했다”며 웃었다.
‘버저비터’였던 프로에서 올린 첫 득점은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이동엽은 “(2쿼터 종료) 시간이 3초 정도 남았는데 ‘쏴도 되겠다’ 했다”고 설명했다.
이동엽의 아버지는 이호근 전 삼성생명 감독이다. 동생 이민지는 전날 여자프로농구 드래프트서 2라운드 2순위로 신한은행에 지명됐다. 농구가족의 위엄이다. 이동엽은 “아버지 계실 때 STC에 자주 놀러갔다. 이제는 내 팀이니까 더 조심스럽다. 여러 선수들도 많아서 행동도 조심해야 한다. 나도 아버지를 잘 못 뵙는데 원래 따로 조언해주시는 분이 아니다”라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동생과 어떤 이야기를 했냐고 물으니 이동엽은 “(이)민지랑 서로 잘하자고 했다. 원래 나보다 동생이 더 잘한다”며 동생을 격려했다.
목표를 물었다. 이동엽은 “형들과 손발을 맞춘 지 하루였다. 처음에 태영이 형과 패스를 맞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다부지게 포부를 밝혔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잠실실내체=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