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승 1패로 팽팽한 한국시리즈 판도를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 출신의 현직 해설위원, 양준혁과 정수근이 전망했다. 양준혁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2002년과 2005년, 그리고 2006년 삼성 유니폼을 입고 우승을 맛봤다. 정수근 아프리카TV 해설위원은 OB 시절이던 1995년과 두산으로 구단명이 바뀐 뒤 삼성을 제압했던 2001년 우승 멤버다.
두산은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까지 9경기를 치르면서 체력이 소진된 상태다. 하지만 승리하며 올라온 기세가 있고, 삼성의 전력은 약화됐다. 정수근 해설위원은 친정 팀인 두산의 우세를 점치고 있다.
정 위원은 현재 두산의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그는 "두산은 항상 한국시리즈에 가면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뒤진다는 평가였다. 1995년에는 페넌트레이스 1위로 올라갔지만 2001년에는 준플레이오프부터 하면서 피곤함이 있었다"면서도 "그래도 왠지 모르게 '포스트시즌은 보너스 경기다'라는 마인드가 지금도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경기를 즐기자는 생각이 전통적으로 선수들에게 배어 있는 것 같다. 굳어 있는 플레이 없이 여유 있는 경기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라고 덧붙였다.

거의 모든 면에서 백중세지만 정 위원이 두산의 우승을 내다보는 것은 더스틴 니퍼트가 있는 선발진 때문이다. "선발에서 무게감은 두산이 앞선다. 불펜은 비슷하다. 마무리에서도 차우찬과 이현승이 비슷하다고 보면 6:4 정도로 두산이 우세하다고 본다. 타격에서도 두산이 밀리지 않는다"는 것이 정 위원의 설명이다.
양 위원과 달리 정 위원은 전력 강화 요소가 없어도 두산의 우승이 가능하다고 바라본다. 삼성에서 한 명을 데려올 수 있으면 누구를 선택하겠냐는 질문에 그는 "특별히 없는 것 같다. 선발이나 불펜에서 지금보다 크게 도움이 될 투수가 없어 보인다. 마무리도 이현승이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어 괜찮다. 야수 중에서도 눈에 띄게 보이는 선수는 없다. 삼성의 투수 3명이 빠지면서 전력에서 두산이 앞서지 않나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시리즈가 길게 갈 경우 불펜에서 승부가 갈릴 것으로 예상했다. 정 위원은 "(장기전이 되면)양 팀 모두 불펜이 문제가 될 것이다. 2차전까지 경기를 보면 선발이 무너졌을 때 양 팀 모두 답이 안 나왔다. 많은 실점을 허용할 수밖에 없는 취약점을 가지고 있다. 삼성은 심창민이 호투를 해줘야 하는데 흔들리는 모습이다. 두산은 함덕주에게 기대를 했는데 마찬가지로 흔들린다"고 진단했다.
이는 양 팀 벤치를 고민에 빠지게 하고 있다. "(확실히 막아낼 수 있는 투수가 없어) 투수 교체 타이밍을 잡기가 힘들어졌다. 믿을 수 있는 불펜투수가 있으면 선발이 흔들릴 때 바로 교체할 수 있는데, 지금은 '선발이조금만 더 가줬으면' 하다가 대량 실점하는 경기가 되고 있다"는 것이 정 위원의 의견이다.
두산은 불펜의 핵심이자 4차전 선발이 될 수도 있는 차우찬을 무너뜨려야 우승에 다가설 수 있다. 타석에서 차우찬을 상대하게 된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묻자 정 위원은 "빠른 공 위주의 투구를 하고 있으니 빠른 공을 공략할 것이다. 높은 공이 많은 것 같다. 그 공에 속지만 않으면 지금보다는 쉽게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1차전에서는 스트라이크를 던지려고 하다가 힘이 들어가 제구가 되지 않아서 높은 공들이 나온 것 같은데 타자들의 방망이가 따라나왔다. 구위는 뛰어났지만 제구가 좋아 보이지만은 않았다"며 차우찬의 공에 위축될 필요는 없다는 점도 간단히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정 위원은 "두산 선수들이 지금까지 잘 하고 있다. 앞으로도 긴장하지 말고 했으면 좋겠다. 아무래도 보너스 경기라고 생각하고 즐기는 자가 이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후배들에게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