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일본 대표팀의 ‘에이스’ 중 하나로 불리는 오타니 쇼헤이(21, 니혼햄)가 국제대회에서도 ‘이도류’의 면모를 과시할까.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그럴 가능성에 대비해 착실히 준비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소속팀 니혼햄의 시즌을 마감한 오타니는 휴식에 들어간 대다수 동료들과는 달리 자체 연습으로 땀을 흘리고 있다. 오는 11월 8일 개막할 프리미어12 때문이다. 만 21세의 나이에 어느덧 일본리그를 대표할 만한 투수로 성장한 오타니는 이번 일본 대표팀 마운드에서 중추적인 몫을 해야 할 선수다. 8일 삿포로돔에서 열릴 한국과의 경기에도 선발 등판이 유력하다.
교육리그 참가 등 실전 훈련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가벼운 훈련부터 시작해 서서히 강도를 높이며 컨디션을 조율하고 있다. 일본 언론에서는 이런 오타니의 실전 감각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팀이 비교적 일찍 시즌을 마감해 공백기가 있고, 아무래도 감각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시선에 고개를 저은 오타니는 최근 쾌조의 컨디션을 과시하며 우려를 잠재우고 있다.

오타니는 현대야구에서는 극히 보기 드문 ‘투타겸업’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한 선수다. “야구는 만화가 아니다”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낸 일본 야구 원로도 여럿이지만 아직까지는 두 개의 임무를 모두 수행하고 있다. 스스로도 자신의 경쟁력 중 하나로 생각하는 모습. 오타니는 올 시즌 타자로서는 86경기에 나가 타율 2할7푼4리, OPS(출루율+장타율) 0.842, 10홈런, 31타점을 기록하며 만만치 않은 방망이를 뽐냈다.
이런 오타니는 최근 훈련에서 타격 연습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기본적으로 자신의 프로 경력에 엄연한 일부인 만큼 방망이를 놓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프리미어12’에서의 투타겸업 가능성에 대해서도 관심이 몰린다. 이에 대해 일본의 ‘닛칸스포츠’는 “자유 타격 훈련에서 쾌음을 내는 타구를 발사하는 등 프리미어12를 향해 타자로서도 만전의 준비를 과시했다”라고 평가했다.
물론 대표팀은 리그 최고의 타자들이 모인 집합이다. 일본도 다르지 않다. 모든 선수들이 강할 수 없는 소속팀에서라면 모를까, 대표팀에서는 오타니 이상의 타격 능력을 가진 선수들이 즐비해 오타니가 타석에 들어설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대타 정도로는 대기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는 목소리도 있다. 많은 스카우트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돼 오타니의 상품 가치를 한껏 끌어올릴 수도 있다.
그렇다면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깜짝 투수로 등장했던 나성범(NC)은 어떨까. 나성범은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5차전 당시 4-6으로 뒤진 9회 2사에 등판해 최고 147㎞의 공을 던지며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다만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소속팀 전력 운영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말하기는 조심스럽다”라면서도 “안 쓰던 근육을 쓰기 때문에 부상을 당할 수도 있다”라며 사실상 쓰지 않겠다는 뜻을 넌지시 드러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