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17, 바르셀로나B)는 화려했다. 하지만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다.
최진철 감독이 이끄는 17세 이하 축구대표팀은 29일 오전(한국시간) 칠레 라 세레나 라 포르타다 스타디움서 열린 벨기에와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U-17) 월드컵 16강전에서 벨기에에게 0-2로 패해 탈락했다. 사상 최초 조별리그를 2연승으로 통과한 한국은 큰 기대를 모았다. 역대 최고 4강을 겨눴던 최진철호의 도전은 아쉽게 16강에서 마감하게 됐다.
벨기에는 쉽지 않은 상대였다. 한국은 전반 11분 한 번의 패스에 수비 뒷공간이 완벽하게 뚫렸다. 이승모가 놓친 요른 반 캄프가 공을 잡아 선제골을 넣었다. 조별리그 3경기서 유일하게 무실점을 기록했던 한국의 철벽수비가 뚫리는 순간이었다.
이승우는 전반 30분 하프라인 근처에서 공을 잡아 호쾌하게 30미터 정도를 드리블로 질주했다. 이승우는 페널티박스 앞쪽에서 태클을 받고 넘어졌다. 심판은 수비수가 공만 건져냈다는 판정으로 파울을 주지 않았다. 이승우는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화려한 개인기는 돋보였지만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다.
전반 33분 이어진 코너킥 찬스에서 이승우는 날카로운 킥을 올렸다. 이승모가 헤딩슛을 날렸지만 골문을 벗어났다. 한국이 연출한 가장 위협적인 장면이었다. 이승우는 전반 39분 페널티박스에서 좋은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첫 터치가 길어 수비수에게 공을 뺏겼다.
후반전에도 이승우는 심기일전했다. 후반 5분 박상혁의 패스를 받은 이승우는 위협적인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슈팅은 골대를 살짝 넘었다. 후반 17분 이승우가 수비수 한 명을 개인기로 제쳤다. 이미 네 명의 수비수가 이승우를 둘러싼 상황. 이승우는 칩슛으로 수비수를 넘기고 골키퍼와 맞서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골키퍼가 먼저 공을 채갔다. 이승우는 후반 21분에도 넘어졌으나 파울은 없었다.
후반 27분 오세훈이 페널티킥을 얻었다. 상대 수비수 레모네까지 퇴장당해 한국이 유리했다. 키커로 나선 이승우는 잠시 멈칫 한 뒤 오른쪽 코너를 노렸다. 그러나 골키퍼에게 읽힌 슛은 막혔다. 골이 들어갔다면 한국은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한 번의 실축으로 모든 것이 좌절됐다.
결국 큰 주목을 받은 이승우는 위협적인 움직임을 보였으나 무득점으로 대회를 마치게 됐다. 아쉬움이 남는 이승우의 마지막 경기였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