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박경완, SK 포수진 맹조련 예고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10.29 10: 52

“규칙적인 생활을 하니까 살이 찌던데요. 아침 일찍 일어나고 정해진 시간에 밥을 먹으니까요”(웃음)
미소가 흘렀다. 다시 돌아온 현장에 대한 감회가 남다른 듯 했다. 프런트 업무 시절 “계속 살이 빠진다”라고 하소연(?)했던 모습에 비해서는 생기도 돌았다. 대한민국 역사상 최고의 포수 중 하나로 뽑히는 박경완 SK 1군 배터리의 이야기다. 1년간의 프런트 업무를 통해 야구에 대한 시각을 넓힌 박경완 코치는 이제 후배 포수들을 육성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았다. 하지만 누구보다도 의욕적으로 이 문제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다.
박경완 코치는 최근 있었던 SK의 2016년 코칭스태프 인사 당시 1군 배터리 코치로 임명됐다. 박 코치는 은퇴 이후 ‘파격 인사’의 중심에 있었다. 2013년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한 박 코치는 곧바로 2014년 SK 퓨처스팀(2군) 감독으로 선임됐다.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초고속 승진이었다. 2015년에는 김용희 현 감독에 이어 구단 육성총괄을 맡았다. 스카우트 업무, 외국인 업무, 전력 분석 업무 등을 폭넓게 접하며 ‘준비된 차기 지도자’로서의 코스를 착실히 밟았다.

이런 박 코치는 올해 인사에 따라 1군 현장에 다시 복귀했다. 구단 내부에서는 “이제 1군으로 보내 본격적인 지도자 경험을 쌓을 필요가 있다”라는 의견이 우세했고 예상대로 복귀가 이뤄졌다. 육성총괄 부임 당시 “현장을 떠나는 것은 조금 아쉽다.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 많은 공부를 하겠다”라고 말했던 박 코치는 다시 찾은 현장을 누구보다도 반가워했다. 역시 유니폼을 입고 있어야 살아 있다는 느낌을 받는 것일까. 박 코치는 “감회가 새롭다”라고 첫 소감을 밝혔다.
박 코치는 “(육성총괄 업무에 비해) 아무래도 전문적인 분야 아니겠는가”라고 차이점을 설명했다. 박 코치는 지난 24일부터 강화 SK퓨처스파크에서 열리고 있는 팀 마무리훈련에 참가했다. 4일 훈련, 1일 휴식 일정으로 이어지는 훈련의 두 번째 턴을 소화 중이다. 박 코치는 “지금은 선수를 파악하고 있는 단계다. 이번 주까지 일정을 소화하면 1주일 정도가 되는데 어느 정도 파악이 될 것 같다. 계속 계획을 세워나갈 생각이다”라고 설명했다.
당대 최고로 불렸던 전설적인 포수의 코치 부임에 큰 기대가 걸리는 것은 당연하다. 현재 SK의 포수진 상황을 보면 더 그렇다. SK는 박 코치의 은퇴 이후 주전 포수 마스크를 썼던 조인성이 트레이드를 통해 한화로 떠났다. 어느덧 베테랑 포수가 된 정상호는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상황. 구단에서는 잡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시장 상황은 어찌될지 장담할 수 없다. 이재원의 성장은 한가닥 위안이나 아직 포수로서의 경험은 부족하다.
만약 정상호가 팀을 떠난다면 이재원의 주전 포수 등극은 확실해진다. 그러나 백업이 약한 점은 있다. 허웅 이현석 김민식 등이 있지만 만약 이재원이 경기에 출전할 수 없는 상황에 대비해 준주전급 포수를 키울 필요성이 절실하다. 박 코치도 이런 상황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때문에 이현석과 김민식을 집중 조련하고 있다. 두 선수는 1일부터 시작될 가고시마 특별캠프에 동행해 박 코치의 집중적인 지도를 받을 예정이다.
“아직은 선수를 파악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지만 구단에 머물며 꾸준히 후배 포수들의 장·단점을 머릿속에 그린 박 코치다. 이제 1군 코치가 된 만큼 전면에 나서 개조 작업을 벌일 수 있는 여건도 마련됐다. 박 코치는 “아마 가고시마 캠프가 시작되면 강한 훈련이 있을 것 같다”며 슬며시 미소를 짓는다. 이현석과 김민식이 부쩍 성장한다면 차세대 포수로 각광받고 있는 이재원에게도 자극이 될 것이라는 속내다.
이런 박 코치의 ‘포고’를 들은 이현석과 김민식은 잔뜩 긴장하고 있다. 박 코치의 사실상 ‘첫 제자’로 선택되는 영광을 안은 두 선수는 “지금도 죽겠는데 가고시마 캠프가 어떨지 상상이 잘 안 된다”라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코치나, 선수나 모두 기대감은 숨기지 않는다. 강한 훈련을 통해 성장할 모습 때문이다. SK의 포수진이 새 그림 그리기에 착수했다. 그 중심에는 박경완이라는 이름이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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