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어촌인데 이 남자 달라도 너무 다르다. '그놈이다'(윤준형 감독)의 유해진과 tvN '삼시세끼' 속 유해진의 모습이 그렇다. 물론 당연한 얘기다. '삼시세끼'에서 툭 치면 유머가 튀어 나오고 후배들을 놀리기 좋아하는, 사람 좋은 참바다씨는 아마도 자연인 유해진의 모습에 가장 가까울 것이다. 반면, '그놈이다'의 반전있는 진지남 민약국은 그가 연기한 수많은 캐릭터 중 하나다. 하지만 비슷한 배경, 두 캐릭터의 180도 다른 모습은 연기파 배우 유해진의 카리스마와 연기력을 새삼 깨닫게 만든다.
유해진은 지난 28일 개봉한 '그놈이다'에서 친절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수상쩍은 약국 주인 민약국 역을 맡았다. 민약국은 개발을 앞둔 어촌 마을에서 존경받는 유지지만, 동생을 잃은 장우(주원 분)에게는 살인자로 의심을 받는 인물.
수많은 영화에서 팔색조 매력을 보여준 유해진이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진지하면서도 반전을 보여주는 인물을 연기했다. 그가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 중 가장 많이 사랑받았던 캐릭터는 '전우치'의 초랭이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의 철봉 등 유쾌한 인물들. 영화에서 웃음을 담당하며 사랑받은 그는 이번 영화에서 깜짝 놀랄 액션신을 소화할 뿐 아니라 장우의 의심을 받으며 조금씩 변해가는 민약국의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특히 영화 후반부, 유해진은 눌러온 분노를 폭발시키는 장면에서는 엄청난 힘을 보여주며 관객을 놀라게 만든다.
'삼시세끼 어촌편 시즌2'의 유해진은 그가 영화에서 맡았던 감초 캐릭터와 침착한 캐릭터들을 뒤섞어 놓은 듯하다. 꼼꼼한 안사람(?) 차승원과 대비된 바깥사람 참바다씨 캐릭터로 안방에 웃음을 주는 모습.
이번 시즌에서 유해진은 지난 시즌과 다름없이 바깥사람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능숙한 불피우기부터 고양이를 위해 캣타워를 만들어주거나, 끈질기게 낚시에 재도전하는 모습은 인간적인 매력을 보여준다. 영화에서 보여준, 포복절도 할만큼 과장된 모습이 아니지만, 그저 지켜보는 것만으로 시청자로 하여금 기분좋은 미소를 짓게 만든다. 이런 자연인 유해진의 모습은 '삼시세끼 어촌편'의 인기를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한다.
시간이 갈수록 유해진의 매력은 빛을 발한다. 고정된 이미지를 벗어나 매번 새로운 배역에 빠져드는 배우 유해진과 예능에 출연하며 대중친화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인간 유해진의 모습이 모두 그렇다. '그놈이다'는 28일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1위를 하며 흥행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삼시세끼 어촌편'의 시청률 역시 좋은 편. 과연 유해진이 올 한 해를 영화와 예능에서 모두 좋은 성적으로 끝마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ujenej@osen.co.kr
[사진] '그놈이다' 스틸 컷, '삼시세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