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철호의 월드컵 여정이 아쉽게 막을 내렸지만 끝이 아닌 시작이다.
최진철 감독이 이끄는 17세 이하(U-17) 축구대표팀은 29일(한국시간) 오전 칠레 라 세레나 라 포르타다 스타디움서 열린 벨기에와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U-17) 월드컵 16강서 0-2로 져 탈락했다.
최진철호는 이번 대회 내내 이목을 끌었다. 조별리그부터 '언더독 반란'을 일으켰다. 우승후보 브라질과 아프리카 복병 기니를 잇따라 1-0으로 제압했다. 프리미어리그 명문 유스 선수들이 주를 이룬 잉글랜드전은 1.5군을 내세우고도 0-0으로 비겼다.
16강전은 한 뼘 성장할 수 있는 무대였다. 한국은 실책성 플레이와 수비 집중력 부족이 겹치며 벨기에에 2골을 내줬다. 후반 중반 상대 수비수의 퇴장과 함께 페널티킥을 얻었지만 이승우의 실축으로 기회를 날렸다. 이후 연이은 슈팅도 골키퍼 선방에 막히거나 골문을 외면했다.
최진철 감독과 그의 제자들은 패배 뒤 아쉬운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조별리그서 기대 이상의 좋은 경기력과 결과를 보여주며 기대감을 높인 터라 돌아오는 좌절감과 아쉬움이 더 컸을 것이다.
하지만 끝이 아닌 시작이다. 브라질, 기니, 잉글랜드를 상대해 3경기(2승 1무) 무패, 무실점으로 16강에 오른 것만으로도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벨기에에 패하긴 했지만 대등하게 싸우며 막판까지 쫄깃한 긴장감을 준 것 또한 대단했다.
페널티킥 실축으로 땅을 쳤던 이승우도 당당히 고개를 들고 앞을 봐야 한다. 그는 이번 대회서 골이 없었지만 가능성을 엿보이기엔 충분했다. 상대의 집중 견제 속에서도 제 몫을 다했다. 보완점을 남겼지만 향후 한국 축구의 기대주로 성장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김정민, 박상혁, 김진야, 박명수, 장재원, 오세훈, 이상헌, 이상민 등도 국제 무대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기량과 배포를 보여줬다.
2년 뒤 2017년에는 한국에서 FIFA U-20 월드컵이 열린다. 부상으로 대회 직전 낙마했던 장결희를 비롯해 칠레에서 활약했던 최진철호가 주축이 될 가능성이 높은 대회다.
최진철호의 꿈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dolyng@osen.co.kr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