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슈퍼루키들의 활약이 엇갈렸다.
미네소타 팀버울브스는 2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벌어진 2015-2016 미국프로농구(NBA)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홈팀 LA 레이커스를 112-111로 격파했다.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를 선언한 코비 브라이언트(24점, 야투율 8/24, 3점슛 3/13) 대 지난 시즌 신인왕 앤드류 위긴스(9점, 야투 2/10)의 대결구도가 관심을 끌었다.
미네소타가 전체 1순위로 지명한 빅맨 칼 앤서니 타운스(20, 213cm, 켄터키대) 대 레이커스가 키우는 2순위 디앤젤로 러셀(19, 195cm, 오하이오주립대)도 나란히 데뷔했다. 지난 시즌 개막전에서 시즌아웃을 당한 불운의 중고신인 줄리어스 랜들도 1년 만에 모습을 드러내 15점, 11리바운드로 활약했다.

러셀의 데뷔전은 최악이었다. 레이커스는 조던 클락슨과 러셀을 투가드로 쓰고 브라이언트를 스몰포워드로 기용했다. 브라이언트가 워낙 많은 슈팅을 독점하다보니 러셀 등 다른 선수들은 상대적으로 득점기회가 적었다.
경기초반 파울트러블에 걸린 러셀은 출전시간이 제한적이었다. 실수도 잦았고, 야투율도 형편없었다. 이날 러셀은 야투율 28.6%를 기록하며 4점, 2어시스트에 그쳤다. 실책은 3개를 범했다. 슈퍼루키의 데뷔전치고 매우 실망스러웠다. 프리시즌의 부진이 개막전까지 이어지며 러셀의 기량에 의문부호가 붙었다. 루 윌리엄스는 막판 추격하는 3점슛을 꽂는 등 21점으로 활약했다. 이대로라면 러셀은 윌리엄스에게 주전자리를 뺏길 가능성이 크다.
타운스의 첫 경기는 양호했다. 프로에 타운스보다 더 크고 강한 선수가 많았다. 218cm의 장신센터 로이 히버트는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그래도 타운스는 제 몫을 했다. 멘토 케빈 가넷과 나란히 출전한 타운스는 14점, 12리바운드로 데뷔전에서 더블더블을 기록했다.
데뷔전에서 가장 돋보인 선수는 전체 3순위 자릴 오카포(20, 211cm, 듀크대)였다.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는 보스턴 셀틱스에 95-112로 졌다. 그래도 루키 오카포는 잘했다. 속공에서 자레드 설린져의 슛을 찍는 등 오카포는 운동능력을 한껏 과시했다.
널렌스 노엘(14점, 12리바운드, 2블록슛)과 오카포가 짝을 이룬 필라델피아의 골밑은 나름 경쟁력을 발휘했다. 오카포는 타일러 젤러를 상대로 26점, 7리바운드, 2블록슛, 1스틸을 기록했다. 다만 신인답게 실책이 무려 8개나 쏟아진 점이 옥에 티다.

전체 4순위로 뉴욕 닉스에 입단한 크리스탑스 포르징기스(20, 221cm, 라트비아)도 무난하게 데뷔전을 치렀다. 무려 221cm의 신장을 가진 그는 가드 못지않은 정확한 슈팅, 부드러운 드리블과 패스가 일품이다. ‘라트비아의 노비츠키’라는 별명이 허풍이 아니었다. 카멜로 앤서니와 짝을 이룬 포르징기스는 16점, 5리바운드, 1스틸, 1블록슛으로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 다만 장기였던 슈팅은 확률이 떨어졌다. 포르징기스의 활약에 뉴욕은 밀워키를 122-97로 대파했다.
올랜도 매직이 5순위로 지명한 신인 포워드 마리오 헤조나(20, 203cm, 크로아티아)도 괜찮았다. 식스맨으로 25분을 소화한 그는 11점, 3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특히 3점슛을 3개 터트리며 루키 중 가장 슛이 좋았다. 주전 포워드 에반 포니어는 3점으로 부진했다. 조만간 헤조나에게 주전자리를 내줄 수도 있을 전망.
6순위 센터 윌리 칼리-스타인(22, 213cm)은 켄터키 대학선배 드마커스 커즌스의 그늘에 가렸다. 커즌스가 32점, 13리바운드로 맹활약하는 바람에 스타인은 8분 출전에 그치며 2점, 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덴버 너게츠가 타이 로슨의 대체자로 7순위에 지명한 포인트가드 엠마누엘 무디에이(19, 195cm)는 당차게 주전가드로 나와 턴오버를 11개나 범했다. 하지만 17점, 9어시스트를 더하며 로슨이 부럽지 않은 활약을 펼쳤다. 공교롭게 무디에이의 상대는 휴스턴 로케츠로 이적한 타이 로슨이었다. 로슨은 12점, 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105-85로 대승을 거둔 덴버는 무디에이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디트로이트가 8순위로 뽑은 스탠리 존슨(19, 201cm, 애리조나대)은 유타전에서 11점, 5리바운드로 승리에 기여했다. 다만 존슨은 피닉스에서 이적해 온 마커스 모리스에게 주전경쟁서 밀린 상황. 모리스는 14점, 6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드웨인 웨이드의 후계자’ 10순위 저스티스 윈슬로우(19, 201cm, 듀크대)는 25분간 5점, 7리바운드로 나름 선전했다. 윈슬로우는 제레미 린을 제치고 들어가 알 제퍼슨 앞에서 왼손 덩크슛을 터트리며 하이라이트 필름을 찍었다. 반면 9순위로 샬럿 호네츠에 지명된 백인센터 프랭크 카밍스키 3세(22, 213cm, 위스콘신대)는 6분 동안 무득점 1리바운드에 그쳤다.

신인선수들은 프로무대에 적응기간이 필요하다. 특히 상위로 지명된 선수들은 구단들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하지만 계속 부진이 이어진다면 주전으로 뛸 수 없는 곳이 프로다. 대학에서 내로라하는 기량을 자랑했던 나머지 선수들은 데뷔전에서 제대로 출전기회도 잡지 못하며 NBA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 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칼 앤서니-타운스(왼쪽), 디앤젤로 러셀(오른쪽), 자릴 오카포, 크리스탑스 포르징기스 /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