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시리즈 들어 맹활약을 이어가며 소프트뱅크의 타선을 이끈 이대호(33, 소프트뱅크)가 한국인 첫 일본시리즈 최우수선수(MVP)이자, 19년만의 외인 일본시리즈 MVP의 영광을 안았다.
이대호는 29일 진구구장에서 열린 야쿠르트와의 일본시리즈 5차전에서 0-0으로 맞선 4회 상대 선발 이시카와의 131㎞ 커터를 잡아 당겨 좌월 결승 2점 홈런을 터뜨리는 등 맹활약한 끝에 팀의 5-0 승리를 이끌었다. 3타수 1안타(1홈런) 2타점 2사사구의 성적을 남기고 9회 대주자로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3차전을 제외한 모든 경기에서 안타를 신고한 이대호는 올해 일본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사실 이견이 없었다. 만약 소프트뱅크가 우승을 할 경우 시리즈 내내 맹활약을 펼친 이대호는 4차전까지의 활약만으로도 MVP 등극이 유력한 상황이었다. 여기에 5차전 결승 홈런은 MVP를 굳히는 큰 계기가 됐다.

이대호의 일본시리즈 활약은 놀라웠다. 지바 롯데와의 파이널 스테이지에서부터 좋은 타격감으로 기대를 모은 이대호는 1차전에서 3안타를 치며 시동을 걸었다. 2차전에서는 결승 2점 홈런을 치며 기세를 이어갔고 4차전에서는 부상 여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4타수 3안타 4타점의 맹타를 기록했다. 이대호는 1·4차전에 맹타상을 수상하며 우치카와의 부상 공백을 완벽하게 메워냈다. 아니, 우치카와보다 더 좋은 활약을 펼쳤다.
이런 이대호는 일본시리즈 타율 5할(16타수 8안타)을 기록했으며 2개의 홈런에 무려 8타점을 쓸어 담았다. 사사구도 4개를 골라 출루율은 6할에 이르렀다. 경기 후 선정된 MVP에 이름을 올린 것은 당연했다. 그간 이승엽 이병규 김태균 등 몇몇 한국인 선수들이 일본시리즈 무대에 뛰긴 했으나 MVP가 된 것은 이대호가 처음이다.
외국인 MVP도 실로 오래간만이다. 일본시리즈에서 외국인 MVP는 1995년 토머스 오말리, 1996년 토로이 닐이 2년 연속 수상한 뒤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1996년 이후로는 모두 자국 선수들의 잔치였다. 지난해에도 소프트뱅크의 우치카와가 MVP의 영예를 안았다. 하지만 이대호가 이 긴 침묵을 깨뜨렸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