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3] 삼성, 차우찬 못 쓰는 '차우찬 시리즈'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10.29 22: 45

"이번 한국시리즈는 차우찬 시리즈입니다."
통합 5연패를 노리는 삼성 라이온즈가 도박 파문에 마주했을 때, 류중일 감독이 기댄 언덕은 좌완 차우찬이다. 올 시즌 탈삼진왕 차우찬은 선발과 불펜 모두 가능한 선수라 활용도가 높다. 팀 1선발과 셋업맨, 여기에 마무리투수까지 한꺼번에 빠졌으니 모든 역할을 할 수 있는 차우찬의 활약이 절실한 건 당연한 이치다.
그리고 차우찬은 26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 두산 베어스전에서 류 감독의 기대에 100% 부응했다. 삼성은 줄곧 끌려가다 7회말 9-8로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8회초 1사 1,3루 위기를 맞았고, 차우찬은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라가야 했다. 결과는 김현수 헛스윙 삼진-양의지 직선타였다. 9회까지 틀어막은 차우찬은 세이브를 올리며 데일리 MVP에 선정됐다.

하지만 2차전과 3차전 차우찬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100% 전력이었으면 차우찬이 나서야 할 타이밍이었지만 벤치에서는 차우찬을 아낄 수밖에 없었다. 뒤에 기다리고 있는 투수가 없고, 차우찬은 삼성이 승리를 자신했을 때만 꺼낼 수 있는 카드다.
과거 마운드가 탄탄했던 삼성은 한국시리즈에서 선발투수 1+1 전략을 들고 나왔다. 그 핵심 요원은 바로 차우찬이었다. 29일 3차전에서도 차우찬이 나올만한 장면은 분명 있었다. 삼성은 1-0으로 앞서가다 4회 선발 타일러 클로이드가 제구난조를 겪으며 1-2로 역전을 허용했다. 분명 클로이드는 불안했고, 예전이었다면 차우찬 카드를 꺼내들 만했다.
하지만 삼성은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차우찬을 낼 수 없었다. 만약 3차전을 내준다면 4차전 선발로 차우찬을 낼 수도 있었기에 함부로 투입하는 게 곤란했다. 결국 5회에도 클로이드가 올라왔고 마찬가지로 제구난조 속에 1점을 더 내줬다. 삼성은 6회 심창민에 등판, 수비 실책까지 겹치면서 2점을 추가로 허용해 1-5로 패했다.
분명 '차우찬 시리즈'인데 차우찬은 못 나오고 있다. 그만큼 엔트리 제외 3인방이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컸다. 이제 한국시리즈는 3경기를 마쳤고, 차우찬이 활약할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차우찬이 류 감독의 믿음대로 분위기를 다시 바꿀 수 있을까. /cleanu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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