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종호' 못넘은 이승우, 본격 경쟁 스타트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5.10.30 05: 59

'무득점'은 분명 아쉬운 결과다. '역대급 천재' 이승우(FC 바르셀로나B)는 본격적으로 도전을 펼쳐야 한다.
최진철 감독이 이끄는 17세 이하 축구대표팀은 29일 오전(한국시간) 칠레 라 세레나 라 포르타다 스타디움서 열린 벨기에와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U-17) 월드컵 16강전에서 벨기에에게 0-2로 패해 탈락했다.
한국 축구 사상 최초로 조별리그 2연승을 비롯해 무패로 16강에 진출한 한국은 큰 기대를 받았다. 역대 최고의 성적까지 기대했지만 세계의 벽은 높았다.

물론 이미 어린 태극전사들은 남자 축구 사상 FIFA 주관대회서 조별리고 최고의 성적을 챙겼다. 한국은 최강 브라질과의 첫 경기서 1-0으로 이겨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어진 기니전에서는 추가시간 교체로 들어간 오세훈이 극적인 결승골을 넣어 1-0으로 이겼다. FIFA 주관대회서 한국이 2연승으로 조별리그를 통과한 것은 사상최초였다. 항상 경우의 수를 따졌던 가슴앓이를 소년들이 시원하게 풀었다.
조별리그 마지막 상대 잉글랜드와는 주전들을 대거 제외하고 0-0으로 비겼다. 24개 참가국 중 조별리그를 무실점으로 마친 국가는 한국이 유일했다.
벨기에를 상대로 큰 기대를 걸었다. 단순히 국내에 있는 이들 뿐만 아니라 최진철 감독도 더 높은 곳으로 향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그러나 패배를 당했고 행진은 잠시 숨을 고르게 됐다. 성적이 중요하지 않다는 평가 그리고 어린 선수들이 더 높은 곳으로 자라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패한 것은 분명 패한 것이다.
특히 유럽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승우의 플레이는 분명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페널티킥 실축은 차치하더라도 조별리그에 이은 16강전서 이승우의 플레이는 기대만큼의 활약은 아니었다.
아직 18세가 되지 않은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박한 평가를 내리는 것은 문제가 있지만 분명 선배들에 비해 개인적으로 부족한 결과를 얻은 것이 냉정한 사실이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최진철호는 몸살을 알았다. 이번 대회를 통해 알려진 벨기에의 경우처럼 성적에 대해 크게 신경쓰는 국가는 많지 않다. 젊은 선수들의 가능성을 엿보는 대회였기 때문에 때로는 이기적인 플레이도 필요했다. 물론 축구는 단순히 개인이 경기를 펼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조직력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지만 유럽에서 활약해야 할 이승우는 더 확실한 가치를 증명해야 했다.
브라질-기니전을 통해 이승우는 골을 넣지 못하면서 자신이 가져야 할 책임을 바꿨다. 팀 플레이로 변신했다. 최진철호에게는 큰 소득이었다. 최전방 뿐만 아니라 측면과 중앙을 가리지 않고 폭넓은 활동량을 선보였다. 그러나 마지막 해결사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지만 무리한 돌파는 무조건 상대 수비에 막혔다.
이번 대회서 이승우가 기록한 골과 어시스트는 없다.  최진철호와 가장 큰 비교가 됐던 것은 2009 17세 월드컵 대표팀이다. 이광종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당시 대표팀은 8강에 올랐다. 손흥민(토트넘), 이종호(전남), 윤일록(서울), 김진수(호펜하임) 그리고 이강(청춘FC)도 이 대회 출신이다.
2승 1패를 기록했던 대표팀서 손흥민과 이종호는 3골씩 터트렸다. 당시 선수들에 대한 기대는 크지 않았다. 이승우만큼 임팩트가 큰 선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의 역할을 잘 해냈고 8강까지 올랐다. 수비적으로도 크게 나쁘지 않았지만 공격력도 뛰어났다.
비록 파트너인 장결희(FC 바르셀로나)가 부상으로 대회 직전 대표팀을 떠났고 몇몇 선수들이 경기 중 부상으로 빠졌다고 하지만 이승우는 더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했다. 특히 수비가 완벽하지 못한 선수들이라는 평가를 받는 상황에서 이번 대회를 통해 이승우가 드러난 것은 특별하지 않았다.
어린 선수에게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은 문제라고 볼 수 있다. 또 대회가 끝난 직후 비난을 한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이승우는 더이상 어린 선수가 아니다. 정식으로 바르셀로나와 계약을 맺은 선수다. 그렇다면 이번 대회를 통해 드러난 개인적인 문제점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바르셀로나에서도 어린 선수들과 함께 눈물을 흘릴 수 있지만 더 높은 곳을 향하는 것은 혼자이기 때문이다. 이제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된다. / 10bird@osen.co.kr
[사진]KF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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