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순 고민으로 양 팀 감독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두산 베어스가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5-1로 승리하며 2승 1패로 앞섰다. 1차전에서 충격의 역전패를 당했던 두산이지만 이후 신바람 2연승을 달리며 우승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불펜이 약점임에도 선발 투수들이 긴 이닝을 소화해주고 있다. 타자들도 한껏 달아오른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
특히 두산은 타선이 짜임새를 더하고 있다. 한국시리즈 1차전에선 플레이오프에서 좋은 성과를 냈던 타순을 그대로 가동했다. 이날 경기에선 6번 홍성흔부터 9번 김재호까지 1개의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다. 하지만 1번 정수빈부터 5번 양의지까지 13안타를 몰아쳤다. 8득점에 성공한 두산이었지만 삼성의 뒷심에 8-9 역전패를 당했다. 타자들은 여전히 상승세였다. 그러나 하위 타순의 침묵은 아쉬웠다.

2차전에선 선발 라인업의 변화가 있었다. 1차전 도중 박근홍의 공에 정수빈이 왼손 검지를 맞으면서 여섯 바늘을 꿰맸다. 당장 선발로 나갈 수 없어 허경민-박건우가 테이블세터를 이뤘다. 결과적으로 허경민이 2안타 1타점 1득점, 박건우가 1안타 1득점으로 성공을 거두었다. 팀도 6-1로 승리했다. 하지만 여전히 6번 지명타자 홍성흔, 8번 1루수 로메로가 무안타. 두 포지션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3차전 역시 선발 라인업이 바뀌었다. 정수빈이 출전 의지를 드러내며 1번 지명타자로 나섰다. 대신 지명타자 홍성흔이 빠지고, 박건우가 2차전과 마찬가지로 우익수로 선발 출장. 대신 7번 타순에 자리했다. 정수빈은 부상에도 불구하고 2타수 1안타 2볼넷 1득점으로 활약했다. 3번의 출루로 밥상 차림을 제대로 했다. 하위타순에서 박건우의 활약이 돋보였다. 결승 2타점 포함 2안타의 맹타였다. 선수들이 고르게 안타를 치며 팀의 5-1 승리를 완성했다.

김태형 감독도 이날 경기 후 “지금 모양새가 괜찮다. 박건우가 부상 때문에 들어왔지만 컨디션이 계속 괜찮다. 1번 정수빈이 잘 해줬고, 박건우도 잘 해주고 있어 당분간은 이대로 나가야 할 것 같다”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반면 삼성은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1,2차전과 다른 선발 라인업을 들고 나왔지만 1득점에 그쳤다. 1번 타자로 좌익수 구자욱이 나왔고, 이승엽이 대타 대기하면서 지명타자로 최형우가 출전했다.
하지만 2차전 6안타 1득점에 이어 3차전서도 1득점(안타)밖에 올리지 못했다. 두산(6안타)보다 안타 2개를 더 때려냈지만 결과는 달랐다. 구자욱은 2안타로 어느 정도 제 몫을 해줬다. 그러나 2번, 5번, 6번 타순에서 안타가 1개도 나오지 않았다. 중간 중간 공격의 흐름이 끊겼던 것. 류중일 감독은 “초반 분위기는 좋았지만 연결이 잘 안 되고 있다. 연결도 되고 장타가 나와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된다. 타순은 코칭스태프와 협의해서 결정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결국 두산은 3차전을 통해 최상의 타선을 구상했다. 반면 삼성은 2차전에 이어 공격의 흐름이 끊기며 고전하고 있는 상황. 삼성이 분위기 반전을 하기 위해선 공격에서 기세를 올려야 한다. 과연 삼성이 4차전에선 어떤 선발 라인업을 들고 나올지, 두산은 고정 라인업으로 내친김에 3연승까지 수확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