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불펜이 불안하다. 믿을 만한 투수들이 모두 빠지니 마운드 운용이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 사실. 따라서 전천후로 활약해줘야 할 차우찬의 선발 등판도 어려워지고 있다. 결국 삼성이 남은 경기서 ‘불펜 차우찬’ 카드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시리즈 향방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한국시리즈의 관심사 중 하나는 ‘삼성 마운드가 어떻게 버티느냐’이다. 주축 투수 3명이 빠졌고, 단기전에서 그 빈자리를 메우는 게 가장 큰 과제로 떠올랐다. 선발 윤성환을 제외하고도 필승조 안지만-임창용의 공백이 굉장히 크다. 접전 상황에서 믿을 만한 투수가 부족하다. 결과적으로 선발이 실점 할 때도 더 길게 끌고 갈 수밖에 없다. 심창민-차우찬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지만 심창민은 매 경기 흔들리고 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당초 차우찬을 4,5차전 선발 투수로도 고려했다. 마무리로 활용하면서 결정적일 때는 선발 카드로 꺼내들 생각이었다. 그러나 불펜진이 전체적으로 흔들리면서 계획을 변경했다. 한국시리즈 1차전에선 불펜이 비교적 잘 버텼다. 특히 차우찬은 팀이 9-8로 앞선 8회초 1사 1,3루서 등판해 탈삼진 능력을 뽐내며 1점도 내주지 않았다. 1⅔이닝 4탈삼진 무실점의 괴력투. 일단 마무리 차우찬 카드는 적중했다.

하지만 2차전에선 장원삼(6이닝 4실점)에 이어 2번째 투수로 등판한 심창민(⅓이닝 1실점), 4번째 투수로 등판한 권오준(1⅓이닝 1실점)이 각각 추가 실점하며 1-6으로 패했다. 선발 싸움에서부터 밀렸으나 불펜진도 추가로 점수를 내주며 어려운 경기가 됐다. 3차전에서도 심창민이 흔들렸다. 타일러 클로이드(5이닝 3실점)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으나 1이닝 2실점(1자책점). 2루수 야마이코 나바로의 실책이 결정적이었으나 볼넷 2개로 주자를 내보낸 것이 화근이었다.
이제는 삼성이 1승 2패로 몰렸다. 매 경기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상황. 4차전 선발 투수로 알프레도 피가로가 등판한다. 류 감독은 “더 이상 밀리면 안 되기 때문에 내일 원점으로 돌려야 한다. 여차하면 차우찬을 바로 투입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류 감독은 “원래 4차전에 밀리고 있으면 차우찬을 쓴다고 했었다. 그런데 차우찬을 선발로 쓰면 쉬어야 한다. 다음 경기가 남아 있기 때문에 피가로를 택했다”라고 덧붙였다.
결국 차우찬을 남은 경기에서 폭 넓게 활용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따라서 차우찬의 불펜에서의 비중은 더 커지고 있다. 마무리뿐만 아니라 팀이 이기고 있는 결정적 상황에서 중간 투수로 등판할 가능성도 크다. 특히 심창민의 부진이 계속된다면 차우찬이 긴 이닝까지도 버텨줘야 한다. 여러모로 차우찬의 비중이 커지고 있는 삼성이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