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두산 마운드, 3명으로 KS까지 접수?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10.30 05: 58

‘가을의 사나이들’이라고 할 만하다. 두산 마운드의 ‘빅3’가 사실상 팀의 가을을 지탱하고 있는 모습이다. 체력적으로 쉽지 않은 싸움이지만 미동도 없이 버티고 있다. 만약 두산이 대권을 차지한다면, 더스틴 니퍼트, 장원준, 그리고 이현승의 괴력은 꽤 오랜 시간 회자될 전망이다.
두산은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7⅔이닝 동안 127개의 공을 던지며 1실점으로 역투한 장원준의 힘을 앞세워 5-1로 이기고 시리즈에서 한걸음 앞서 나갔다. 2승1패를 기록한 두산은 1차전에서의 충격적인 역전패를 딛고 2연승을 기록하며 통합 5연패를 노리는 삼성을 압박했다.
이런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 가능성이 조금 더 높아진 것은 단순히 3차전 승리 때문만은 아니다. 주축 선수들의 건재를 확인한 점이 더 크다. 두산은 니퍼트-장원준의 ‘원투펀치’가 가을 들어 괴력을 발휘하고 있다. 여기에 마무리 이현승은 여전히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뒷문을 걸어 잠그고 있다.

만약 시리즈가 6차전 이후로 간다고 해도 니퍼트-장원준-이현승이 버티는 두산이 더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는 틀린 이야기가 아니다. 세 선수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두산의 마운드를 지탱하는 세 개의 기둥으로 자리하고 있다.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등판할 때마다 최고의 모습을 보이며 두산의 ‘승리 아이콘’이 됐다. 마운드에서는 양보다는 질로 이번 포스트시즌을 밀어붙이고 있는 두산의 힘이다.
실제 세 선수가 등판한 경기에서 두산은 높은 승률을 보이고 있다. 준플레이오프 당시에는 1차전 선발로 나선 니퍼트(7이닝 2실점), 2차전 선발로 나선 장원준(6이닝 2실점) 모두 제 몫을 했다. 이현승은 1승2세이브, 평균자책점 0의 환상적인 성적으로 뒤를 지켰다.
플레이오프에서도 기세는 이어졌다. 역시 1차전 선발로 나선 니퍼트가 완봉승을 거뒀고 2차전 선발 장원준은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3일을 쉬고 나선 니퍼트는 4차전에서 7이닝 무실점, 장원준은 5차전에서 6이닝 4실점을 기록했으나 승리투수가 돼 원투펀치의 위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현승 또한 2경기에서 1세이브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이 상승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2차전 선발로 나선 니퍼트는 7이닝 무실점, 3차전 선발 장원준은 7⅔이닝 1실점으로 각각 승리투수가 됐다. 이현승은 3차전에서 장원준의 뒤에 바로 붙어 1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평균자책점 0의 행진을 이어나갔다. 니퍼트와 장원준이 등판했을 때 두산이 경기에서 진 것은 NC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이 유일했다.
니퍼트는 포스트시즌 들어 30이닝을 소화 중이다. 장원준은 26⅔이닝이다. 마무리인 이현승도 10⅔이닝을 던지고 있다. 세 선수의 합계 소화이닝은 무려 67⅓이닝이다. 두산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총 105이닝을 기록했는데 세 선수의 비중은 약 64%에 이른다. 세 선수에게 의존하는 바가 얼마나 큰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물론 갈수록 체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다른 선수들의 지원은 절실하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중간 투수들이 그렇다. 선발과 이현승을 잇는 다리가 필요한 두산이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양이 풍부하지 않은 마운드 전력을 가지고도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내달린 사례가 없지는 않다. 1999년 한화의 경우 사실상 선발 3명(정민철·송진우·이상목)과 마무리 구대성을 최대한 활용해 우승을 차지했던 기억이 있다. 세 선수의 활약이 끝까지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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