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앞뒤 뚫린 삼성, 불가피한 마운드 고육책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10.30 10: 41

삼성이 두산과 한국시리즈(KS)에서 1승2패로 역전당한 첫 번째 이유는 타선 침묵이다. 2~3차전 2경기 1득점 침묵으로 고전하며 무기력하게 졌다. 그렇다고 마운드의 공백을 쉽게 지나칠 수 없다. 앞뒤 모두 불안하기 짝이 없다. 
삼성은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KS 4차전 선발투수로 알프레도 피가로를 예고했다. 피가로는 지난 26일 1차전에서 3⅓이닝 10피안타(1피홈런) 2볼넷 2탈삼진 6실점으로 난타를 당했다. 그로부터 3일을 쉬고 4차전 선발 출격을 명받았다. 1차전 투구수는 총 82개로 비교적 적은 편이었다. 
당초 삼성은 3차전까지 뒤지고 있을 때 4차전 선발로 차우찬을 고려했다. 그러나 셋업맨 심창민이 KS 3경기에서 1⅓이닝 3피안타 3볼넷 1사구 3실점(2자책) 평균자책점 13.50으로 흔들리고 있는 게 뼈아프다. 불펜에 확실히 믿을 만한 투수가 없는 상황에서 차우찬 카드를 선발로만 쓰기에는 위험부담이 크다는 판단을 내렸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4차전에서 원점으로 되돌려야 한다. 여차하면 차우찬을 바로 구원 투입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3차전까지 뒤져있을 때 4차전 선발로 차우찬을 쓰기로 했지만 그렇게 되면 불펜이나 선발 모두 다음 경기에 부담이 간다. 고민을 많이 한 끝에 결국 피가로를 선택하게 됐다"고 고육책임을 인정했다. 
이용철 KBS 해설위원은 "1승2패로 몰린 삼성이 4차전에서 차우찬을 선발로 쓰지 않는 것은 뒤에 감당할 투수가 없기 때문이다. 삼성이나 두산이나 현재 불펜 상황은 거의 같아졌다"며 "선발 다음에 나갈 투수가 중요하기 때문에 삼성으로선 차우찬을 선발로만 쓰기에는 부담스러웠을 것이다"고 진단했다. 
결국 KS 엔트리에서 빠진 3명의 주축 투수 공백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선발 윤성환, 중간 안지만, 마무리 임창용의 공백으로 마운드 운용 자체가 꼬였다. 윤성환·안지만·임창용은 도합 326⅓이닝을 던지며 26승13패33세이브37홀드 평균자책점 3.50을 합작했다. 삼성 투수들의 전체 이닝 25.6%, 승수 29.5%를 책임졌다. 3명의 기록을 제외하면 삼성의 팀 평균자책점은 3위(4.69)에서 8위(5.09)로 떨어진다. 
야구에 만약은 없지만 3명의 투수가 건재했다면 이렇게까지 수세에 내몰리지 않았을 것이다. 4차전에서 피가로가 살아나지 못하면 대안이 없다. 피가로가 얼마나 구위를 회복하느냐가 관건이다. 정규시즌에는 150km 이상 강속구를 마음껏 뿌렸지만 KS 1차전에서는 그 공을 볼 수 없었다. 3일 휴식이 부담스럽지만 최소 5이닝을 던지면서 2~3점으로 막는다면 차우찬을 바로 뒤에 붙여서 길게 끌고 가는 방식으로 리드를 지키는 게 최상이다. 
삼성은 KS 3경기 선발 평균자책점이 8.16으로 앞에서부터 무너지고 있다. 두산이 더스틴 니퍼트와 장원준이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를 차례로 한 반면 삼성은 퀄리티 스타트가 없다. 구원 평균자책점은 3.86으로 그런대로 괜찮지만 추가점을 쉽게 내줘 추격 흐름의 맥을 끊고 있다. 앞뒤가 모두 뚫린 상황, 그로 인해 불가피한 마운드 고육책이 통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waw@osen.co.kr
[사진] 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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