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와 아마추어를 막론하고 국내 최강의 축구팀이 가려진다.
FC서울과 인천 유나이티드가 31일 오후 1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서 2015 하나은행 FA컵 결승전을 벌인다. 서울은 지난 1998년 FA컵 첫 우승 이후 17년 만에 두 번째 정상에 도전한다. 창단 이후 처음으로 결승에 진출한 인천은 내친김에 우승까지 노린다.
두 팀 모두 우승이 절실하다. FA컵 우승팀에는 국내 최고의 축구팀이라는 영예와 함께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진출 티켓이 주어진다. 우승 상금 2억 원은 보너스다.

서울은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상위 스플릿에 진출해 힘겨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전북(승점 69) 포항(승점 62) 수원(승점 61)에 이어 4위(승점 58)다. 3위까지 다음 시즌 ACL 진출권이 주어지는데 상위팀과 격차를 좁히고, 5위 성남(승점 55)의 추격도 떨쳐내야 한다. 쉽지 않은 미션이다. ACL에 나가는 지름길은 FA컵 우승이다.
인천은 더 목이 마르다. 정규리그 최종전서 성남에 분패하며 간발의 차로 제주에 상위리그행 티켓을 양보해야 했다. 이제 인천이 다음 시즌 ACL에 참가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FA컵 우승이다.
올해 서울과 인천의 FA컵 성적은 백중세다. 서울은 32강부터 4강까지 4경기서 9골 3실점했다. 인천은 4경기 7골 무실점의 짠물수비를 펼쳤다. 공격은 서울, 수비는 인천이 조금 나은 편이다.
FA컵 통산 맞대결 전적은 1승 1패다. 지난 2007년 8강에서는 인천이 2-1로 이겼다. 지난해 32강전은 서울이 3-2 펠레 스코어로 승리했다.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는 얘기가 다르다. 총 3차례 만나 서울이 2승 1무로 압도적인 우세를 점했다. K리그 통산 맞대결 전적도 서울이 15승 14무 7패로 앞서 있다.
관전포인트는 세 가지다. 인천은 핵심 미드필더 김원식과 김동석이 계약 문제로 서울과의 원정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 오스마르가 중심을 잡는 서울과의 중원 싸움에서 승부가 결정날 가능성이 높다.
올 시즌을 끝으로 축구화를 벗는 차두리(서울)에게 FA컵은 마지막 우승 기회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두리의 마지막 가는 길을 선수들이 아름답게 해줄 것이다. 강력한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일본인 동료 미드필더인 다카하기 요지로도 "그에겐 마지막 우승 기회다. 선수단에도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차두리에게 마지막 우승 선물을 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현역 시절 한국 최고의 공격수로 이름을 날렸던 '갈색폭격기' 김도훈 인천 감독과 연세대 1년 후배 '독수리' 최용수 감독의 지략 대결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성남FC와의 대회 결승서 아쉽게 고배를 마셨던 최용수 서울 감독은 "지난해 안방에서 열린 결승서 소극적인 경기 운영으로 많은 지탄을 받았다"며 "두 번 연속 실패한다는 것은 나와 선수들 그리고 팬들에게 예의가 아니다. 올해는 홈 팬들의 함성에 힘입어 지난해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다"고 필승을 다짐했다.

김도훈 인천 감독도 물러서지 않았다. "인천은 결승전에 대한 기대와 책임감으로 뭉쳐 있다. 동계훈련부터 쉽지 않았지만 하나로 똘똘 뭉쳐 결승까지 올라올 수 있었다. 미생으로 시작한 우리가 결승서 완생으로 끝날 수 있게 철저히 준비하겠다. 선수와 코치로서 FA컵 우승을 해봤는데 감독으로도 한 번 해보고 싶다. 선수들이 이뤄줄 것이라 믿는다."/doly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