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4] 최형우, 타구는 머리 위로 고개는 땅으로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10.30 21: 53

타자에게 가장 좋지 않은 타격은 무엇일까. 당연히 아웃카운트가 한 번에 2개 올라가는 병살타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이건 결과론이다. 일단 병살타가 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타구속도가 있어야 한다.
오히려 삼진이 팀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일단 배트에 공이 맞아 페어지역에 가면 안타가 될 가능성이 생긴다. 대개 좋은 타격을 해야 야수가 없는 곳에 타구가 날아가지만, 어쨌든 삼진을 당하면 출루를 할 가능성이 아예 없어지니 말이다.
그 다음으로 좋지 않은 게 내야뜬공이다. 내야땅볼은 코스가 좋으면 안타가 되고, 외야뜬공 역시 어디로 날아가느냐에 따라 안타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하지만 내야뜬공은 수비수가 치명적인 실책을 저지르지 않는 이상 거의 아웃을 당한다. 오죽 잡기 쉬웠으면 2사가 되기 전 1루에 주자가 있고 내야에 공이 뜰 때 못 잡아도 아웃카운트(인필드플라이)를 줄까.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삼성 라이온즈가 자랑하는 4번 타자 최형우는 타격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정규시즌 막판부터 타격 페이스가 떨어졌고, 한국시리즈에서 전혀 회복을 못하고 있다. 단순히 운이 없는 게 아니라, 타구의 질까지 좋지 않다. 특히 최형우는 많은 내야플라이를 양산하면서 타격 페이스가 좋지 않다는 걸 암시하고 있다.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도 최형우의 방망이는 침묵했다. 최형우는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4차전 두산 베어스전에도 좌익수 4번 타자로 출전했다. 한국시리즈 전 경기 4번 타자 출장이다. 하지만 타격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1회 2사 주자없는 가운데 첫 타석에서 땅볼로 물러난 최형우는 3회에는 삼진아웃을 당했다. 그리고 삼성이 3-4로 끌려가던 6회초 무사 1,2루 찬스에서 등장했다. 최소한 진루타라도 나왔어야 할 타석, 하지만 최형우는 노경은의 2구 높은 공을 툭 건드려서 2루수 인필드 플라이로 물러났다. 뒤이어 박석민까지 병살타를 치면서 삼성 추격의 불은 허무하게 꺼졌다. 최형우에게 마지막 기회가 온 것은 8회초, 2사 1루에서 타석에 등장했지만 이번에는 빗맞은 2루수 정면 땅볼로 고개를 숙였다.
이번 시리즈에서 최형우는 17타수 2안타, 타율 1할1푼8리를 기록하고 있다. 사실 문제는 안타가 적은 것보다 내야뜬공이 많다는 점이다. 이날 경기를 포함, 최형우는 14번의 타석에서 내야뜬공 5개를 기록햇다. 이는 곧 타격 타이밍과 히팅포인트가 전혀 맞지 않다는 걸 암시한다. 파울 타구조차 배트 중심에 맞는 건 많지 않았다.
한국시리즈에서 경기마다 타순을 바꾸고 있는 류중일 감독이지만, 4번 타자 최형우의 자리는 4차전까지 확고부동했다. 류 감독의 말대로 최형우가 해줘야 삼성은 쉽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 이제 삼성은 1승 3패 벼랑에 몰렸다. 최형우가 믿음의 야구에 끝까지 보답할까. /cleanupp@osen.co.kr
[사진] 잠실=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