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4] 두산 벤치 빠른 투수교체, 재역전승 불렀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10.30 21: 53

두산 베어스가 재빠른 결단으로 투수 두 명을 모두 살렸고 승리까지 가져왔다.
두산은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4차전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두 번째 투수 노경은의 5⅔이닝 2피안타 5탈삼진 1볼넷 무실점 역투를 바탕으로 재역전에 성공해 4-3으로 승리했다. 3승 1패가 된 두산은 14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단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이날 승리는 투수 교체가 낳은 승리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두산 벤치는 선발 이현호가 1⅔이닝 4피안타 1탈삼진 2볼넷 3실점해 역전을 허용하자 곧바로 노경은을 냈다. 이현호의 제구가 안정적이지 못했고, 노경은이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투입이었다.

노경은은 확실히 제 몫을 다했다. 올라온 뒤 구자욱의 2루 도루를 저지해 이닝을 끝낸 노경은은 3회초부터 5회초까지 탈삼진 3개 포함 9타자 연속 범타로 삼성 타선을 완벽히 묶었다. 그 사이 두산 타선은 4회말과 5회말 1점씩을 뽑아 4-3 역전에 성공했고, 노경은은 승리 요건을 갖췄다.
이후에도 노경은은 실점 없이 마운드를 지켰다. 8회 1사까지 마운드에서 버틴 덕에 두산은 불펜 고민을 덜었다. 이현승 이전까지 경기를 끌고 갈 수 있는 불펜투수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누군가가 나서서 중간을 책임져야 할 때 노경은이 그 일을 혼자 다 해줬다.
중간에 다른 투수들이 몸을 풀기도 했지만 두산은 확실한 투수를 투입해 뒷문을 잠갔다. 노경은이 삼성의 공세를 막아낸 뒤 8회초 1사 1루에 올라온 투수는 마무리 이현승이었다. 1사 1루에서 노경은이 야마이코 나바로에게 왼쪽 폴대 바깥쪽으로 나가는 큼지막한 파울 타구를 맞자 이번에도 김 감독은 미련 없이 투수를 바꿨고, 이 교체 역시 성공적이었다.
이현승이 남은 1⅔이닝을 실점 없이 틀어막았고, 두산은 선발 조기 강판이라는 위기를 딛고 승리할 수 있었다. 5-0으로 앞서던 1차전을 8-9로 내준 뒤 김 감독은 학습효과를 통해 빠르게 달라졌다. 이제 누구보다 빠르게 결단을 내려 삼성의 흐름을 끊는 묘수를 보여주고있다.
또 한 가지 수확이 있다면 이현호를 불펜투수로 다시 활용할 수 있게 된 점이다. 만약 이날 이현호의 투구 수가 많았다면 이현호는 향후 시리즈가 길어지더라도 7차전 정도에 구원 등판하는 정도로만 쓸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32구만 던진 상태에서 빼주면서 여유가 있는 상황에 짧은 이닝은 언제든 맡길 수 있게 됐다.
이날 경기 전 김태형 감독은 "선발 당겨쓰기는 없다. 유희관이 (5차전) 선발이다"라고 한 뒤 "상황이 유리해지면 니퍼트가 중간에 나올 수 있다"며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의 구원 등판 가능성까지 열어뒀다. 여차하면 대구에 가지 않고 우승컵을 들어올리겠다는 생각이다. /nick@osen.co.kr
[사진] 잠실=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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