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승만 더'.
두산 베어스가 14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1승만을 남겨 뒀다. 두산은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4차전서 4-3로 이겼다. 선발 이현호가 예상보다 일찍 강판되며 힘겨운 승부가 전개되는 듯 했지만 두 번째 투수 노경은이 정규 시즌의 아쉬움을 떨쳐내는 완벽투를 선보이며 승리를 이끌었다.
두산이 먼저 웃었다. 1회 정수빈의 좌전 안타, 허경민의 유격수 방면 내야 안타 그리고 민병헌의 희생 번트로 1사 2,3루 선취 득점 기회를 잡았다. 곧이어 삼성 1루수 구자욱이 김현수의 강습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냈다. 곧바로 미트로 베이스를 찍은 뒤 홈으로 송구했다. 하지만 악송구가 되며 정수빈과 허경민 모두 홈을 밟았다.

반격에 나선 삼성은 2회 박석민의 내야 안타와 상대 수비 실책으로 2루까지 안착했다. 이승엽이 두산 선발 이현호의 3구째를 가볍게 잡아 당겨 무사 1,3루 추격 기회를 만들었다. 곧이어 이현호의 폭투를 틈타 박석민이 홈을 밟았고 이승엽이 2루까지 진루했다. 박한이가 볼넷을 고르자 이지영이 희생 번트를 시도했다. 1사 2,3루. 김상수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구자욱이 우중간 안타를 때렸다. 이승엽과 박한이는 홈인.
삼성은 구자욱의 적시타를 앞세워 3-2로 전세를 뒤집었지만 승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두산은 4회 민병헌의 중전 안타와 김현수의 우전 안타로 만든 무사 1,3루서 양의지가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때렸다. 그사이 민병헌은 홈인.

두산은 5회 데이빈슨 로메로(2루 땅볼)와 김재호(중견수 뜬공)가 범타로 물러난 뒤 정수빈과 허경민의 연속 안타로 꺼져가는 불씨를 되살렸다. 2사 1,2루. 삼성은 선발 알프레도 피가로 대신 차우찬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민병헌은 차우찬의 4구째를 때렸다. 타구는 삼성 3루수 박석민의 글러브를 맞고 굴절됐고 2루 주자 정수빈이 홈까지 파고 들어 4-3으로 전세를 역전시켰다.
삼성은 6회와 7회 그리고 9회 득점 찬스를 살리지 못한 게 뼈아팠다. 6회 배영섭의 내야 안타와 나바로의 볼넷으로 무사 1,2루 추격 기회를 잡았다. 최형우가 2루수 인필드 플라이로 아웃된 데 이어 박석민이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때려 찬물을 끼얹었다.
7회에도 선두 타자 이승엽이 우전 안타로 출루하자 박해민이 대주자로 투입됐다. 올 시즌 도루 1위에 등극했던 박해민은 박한이 타석 때 2루를 훔쳤다. 하지만 박한이는 헛스윙 삼진. 대타 채태인 또한 2루 땅볼로 물러났다. 그사이 박해민은 3루에 안착했다. 2사 3루 마지막 찬스에서 김상수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자아냈다. 9회에도 1사 만루 기회를 잡고도 무기력하게 놓쳤다.
두산 두 번째 투수 노경은의 완벽투가 빛났다. 선발 이현호(1⅔이닝 3실점)가 조기 강판된 뒤 2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노경은은 5⅔이닝 무실점(2피안타 2볼넷 5탈삼진)으로 승리의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공격에서는 정수빈과 허경민의 활약의 돋보였다. 테이블세터로 나선 이들은 나란히 멀티히트를 때릴 뿐만 아니라 3득점을 합작했다.
삼성 선발 피가로는 4⅔이닝 7피안타 1볼넷 1탈삼진 4실점(3자책)으로 흔들렸다. 나바로-최형우-박석민으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은 1안타를 합작하는데 그쳤다. /what@osen.co.kr
잠실=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잠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