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한국시리즈도 임팩트 큰 실책이 분위기를 좌우하고 있다.
두산은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5회 민병헌의 결승타에 힘입어 4-3 승리를 거뒀다. 두산은 1차전을 내준 뒤 2차전부터 3연승을 쓸어담으며 2001년 이후 14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1승 만을 남겨뒀다.
1차전부터 결정적인 실책이 양팀의 희비를 갈랐다. 두산 이현승은 8-7로 앞선 7회 2사 2,3루에서 이지영의 땅볼 타구를 1루에 송구했는데 1루수 오재일이 이를 잡지 못하면서 8-9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오재일의 경기 막판 실책은 허무함이 더 컸다. 삼성은 열세를 뒤집으며 1차전을 짜릿하게 가져갔다.

그러나 니퍼트를 앞세워 2차전을 잡은 두산은 3차전에서 삼성의 실책으로 웃었다. 두산은 3-1로 앞선 6회 1사 만루에서 허경민이 2루수 앞 타구를 보냈는데 나바로가 무리해서 2루를 밟고 1루에 보내려다 공을 빠트렸다. 이 타구로 두산은 주자 2명이 홈을 밟아 5-1로 점수차를 벌리면서 시리즈 역전에 성공했다.
4차전도 초반부터 실책에 양팀이 웃고 울었다. 0-0으로 맞선 1회말 1사 2,3루에서 김현수의 타구를 어렵게 잡은 구자욱이 1루 베이스를 태그한 뒤 홈으로 송구했는데 이 공이 빠지면서 2루주자 허경민까지 득점에 성공했다. 순식간에 두산이 2-0 선취점을 올렸다.
삼성도 바로 실책을 만회했다. 2회 박석민의 내야안타 타구를 잡은 허경민이 1루에 악송구하면서 무사 2루를 만들었다. 이승엽의 안타로 무사 1,3루 찬스를 잡은 뒤 상대 폭투로 박석민이 홈을 밟아 추격에 성공했다. 이어 1회 실책의 주인공 구자욱이 역전 2타점 적시타를 날려 자신의 실책을 덮었다.
기록된 실책은 아니었지만 하나의 미스는 다시 두산에 승리의 미소를 보냈다. 4-4로 맞선 5회 2사 후 정수빈과 허경민의 연속 안타로 2사 1,2루 찬스를 잡은 두산은 민병헌의 타구를 3루수 박석민이 잡으려다 놓치며 중전 2루타를 만들어주면서 다시 경기를 뒤집었다. 두산은 이후 수 차례 삼성의 추격 의지를 꺾고 우승에 한 걸음 다가섰다.
모든 감독들이 큰 경기일 수록 중요시하는 것이 바로 수비. 수비 하나로 분위기가 갈릴 수 있는 단기전은 선수들의 높은 집중력이 필요하다. 올해 한국시리즈 역시 실전 감각을 되찾지 못하고 있는 삼성과 준플레이오프부터 많은 경기를 치르고 있는 두산의 실책 하나 하나가 분위기를 가르고 있다. /autumnbb@osen.co.kr
[사진] 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