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선발 투수들이 차례로 무너지고 있다.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부진했던 알프레도 피가로는 4차전에서 명예 회복에 나섰지만 또 다시 눈물을 흘렸다.
삼성은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치열한 접전을 벌인 끝에 3-4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삼성은 1승 3패로 몰리며 우승 좌절에 1패만을 남겨두게 됐다. 선발 알프레도 피가로는 5이닝을 버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후 불펜진이 무실점으로 호투했으나 삼성은 끝내 1점 차의 점수를 뒤집지 못했다.
삼성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선발 싸움에서 완전히 밀렸다. 1차전에서 피가로가 3⅓이닝 6실점, 2차전 장원삼이 6이닝 4실점, 3차전 타일러 클로이드가 5이닝 3실점을 기록했다. 2,3차전에선 선발 투수들이 5이닝을 채우는 모습을 보였지만 인상적인 활약은 아니었다. 3경기 모두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달성에 실패했다.
삼성은 4차전에서 다시 피가로 카드를 꺼내 들었다. 정인욱, 차우찬 등 여러 카드 중 고민 끝에 다시 피가로를 선발로 등판시켰다. 하지만 피가로는 또 다시 5이닝을 버티지 못했다. 두산 역시 선발 이현호가 1⅔이닝 3실점으로 조기 강판됐으나 2번째 투수 노경은이 호투하며 그 자리를 메웠다. 반면 최대한 피가로로 버티려고 했던 삼성의 계산은 흐트러졌다.
피가로는 1차전보다 나은 피칭을 선보였다. 1회에는 정수빈, 허경민에게 연속 안타, 민병헌에게 희생번트를 허용해 1사 2,3루 위기에 몰렸다. 이후 김현수의 1루 땅볼과 구자욱의 홈 송구 실책이 겹치며 선제 2실점했다. 하지만 팀이 3-2로 역전한 후 2회를 삼자범퇴로 막으며 안정을 찾았다. 3회에는 선두타자 김재호에게 볼넷을 허용했으나 정수빈을 병살타로 막으며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여전히 두산 타자들을 상대하기엔 벅찼다. 4회말 1사 1,3루 위기에선 양의지를 6-4-3 더블 플레이로 막았다. 그러나 3루 주자 민병헌이 홈을 밟으며 추가 실점. 3-3 동점이 됐다. 피가로는 5회에도 등판해 아웃카운트 2개를 잘 잡았지만 정수빈, 허경민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강판됐다. 2사 1,2루 위기에서 등판한 차우찬은 민병헌에게 3루수 강습 2루타를 맞으며 3-4로 리드를 뺏았겼다. 결국 피가로가 만들어놓은 위기가 화를 불렀다.
피가로는 4⅔이닝 7피안타 1볼넷 1탈삼진 4실점(3자책)을 기록했다. 정규시즌에서 윤성환과 함께 원투펀치 임무를 했던 피가로지만 한국시리즈 2경기 연속 5이닝을 버티지 못했다. 이로써 삼성은 4경기 연속 QS에 실패. 선발 왕국으로서의 자부심을 잃었다. 2번째 투수 차우찬이 무실점 호투했지만 두산의 마운드도 무실점으로 버텼다. 결과적으로 삼성은 선발이 흔들린 것이 뼈아팠다. /krsumin@osen.co.kr
[사진] 잠실=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