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가 3연패를 당하며 벼랑 끝에 몰렸다. 삼성 타자들은 결정적인 순간에 또 다시 침묵했다.
삼성은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3-4로 패했다. 삼성은 시리즈 전적 1승 3패로 우승 좌절에 1패만을 남겨두게 됐다. 정규시즌 팀을 지탱했던 선발 마운드와 공격력이 흔들리며 속절없이 3연패를 당했다. 특히 타자들은 주자가 출루한 상황에서 타점을 올리지 못하며 고개를 숙였다.
삼성은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11안타(2홈런) 9득점을 폭발시키며 9-8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이때까지만 해도 마운드의 공백을 방망이로 메우는 듯 했다. 하지만 2차전 6안타 1득점, 3차전 8안타 1득점으로 침묵했다. 특히 3차전에선 두산보다 2안타를 더 치고도 완패했다. 두산이 타순 고민을 해결한 반면에 삼성은 여전히 타순에 대한 고민이 컸다.

4차전에선 구자욱(1루수)-배영섭(중견수)의 테이블세터를 꾸렸고, 6번 지명타자로 이승엽을 선발 라인업에 복귀시켰다. 그러나 화력이 사라진 타선의 힘은 살아나지 못했다. 출발은 좋았다. 팀이 0-2로 뒤진 2회말 박석민의 3루수 앞 내야 안타와 허경민의 실책, 그리고 이승엽의 우전안타로 무사 1,3루 기회를 잡았다 이어 폭투로 1점을 만회했다. 이후 2사 2,3루에서 구자욱이 2타점 우전 적시타를 날리며 3-2로 경기를 뒤집었다.
삼성은 단숨에 3득점으로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이후 찬스 때마다 번번이 공격의 흐름이 끊겼다. 우려했던 상황이 다시 발생한 것. 3회부터 5회까지는 노경은을 공략하지 못하며 3이닝 연속 삼자범퇴를 당했다. 두산은 삼성이 침묵하는 사이 4회 1점, 5회 1점으로 다시 리드를 빼앗았다.
삼성도 곧바로 찬스를 잡았다. 6회초 선두타자 배영섭이 3루수 앞으로 흐르는 내야안타로 출루했다. 이어 야마이코 나바로가 볼넷을 얻으며 무사 1,2루 찬스. 하지만 최형우가 2루수 뜬공으로 물러난 후 박석민이 유격수 땅볼을 쳐 6-4-3 병살타로 물러났다. 삼성으로선 중요한 순간에 최악의 상황이 나왔다.
7회에도 첫 타자 이승엽이 우전안타로 출루. 대주자 박해민이 2루를 훔치며 득점권에 진루했다. 하지만 박한이가 헛스윙 삼진, 대타 채태인이 3루 땅볼로 아웃됐다. 박해민이 3루까지 간 상황에서도 김상수가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삼성은 8회 1사 후 배영섭이 볼넷 출루했으나 나바로, 최형우가 모두 범타로 물러났다.
9회 마지막 공격에선 다시 한 번 최고의 찬스를 잡았다. 박해민, 박한이, 이흥련의 3연속 안타로 1사 만루의 기회. 김상수가 땅볼 타구를 쳤으나 이를 잡은 3루수 허경민이 홈을 선택해 2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2사 만루에선 감이 좋은 구자욱이 타석에 섰다. 하지만 범타로 물러나며 끝내 동점을 만들지 못했다.
이날 경기에서 구자욱(1안타)-배영섭(2안타) 테이블세터는 3안타를 합작하며 제몫을 해줬다. 그러나 나바로가 3타수 무안타, 최형우가 4타수 무안타로 살아나지 못했다. 박석민은 1안타를 쳤지만 중요한 순간에 침묵했다. 꽉 막힌 팀 타선에 속절없는 3연패를 당한 삼성이다. /krsumin@osen.co.kr
[사진] 잠실=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