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위기의 삼성, 건져올릴 방법은 '한 방' 뿐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5.10.31 10: 00

삼성 라이온즈는 지금 최근 몇 년 새 가장 큰 위기에 처해 있다. 그것도 가장 삼성답지 않은 방법으로 말이다.
삼성은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3-4로 패하며 시리즈 전적 1승3패에 몰렸다. KBO 리그 최초 통합 5연패를 야심차게 노렸던 삼성은 오히려 두산에 2013년 한국시리즈 설욕의 기회를 주고 있다. 삼성이 우승하기 위해서는 그때처럼 남은 세 경기를 다 이겨야 한다.
쉽지 않은 일이다. 삼성은 이번 시리즈를 앞두고 세 명의 선수가 불미스러운 일로 엔트리에서 빠지면서 이미 최대의 위기라는 평가를 받고 시작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달랐다. 마운드는 그럭저럭 제 역할을 해내고 있는 반면 오히려 타선이 그야말로 '물에 빠진 생쥐'처럼 무기력한 모습이다.

삼성은 이번 시즌 최강의 타선을 가진 팀이었다. 팀타율이 3할(.302)을 넘겼고 홈런 3위(176개), 장타율 2위(.469), 득점권 타율 1위(.311)를 기록하며 공포의 군단으로 자리매김했다. 박해민, 구자욱, 김상수 등 뛰는 선수와 최형우, 박석민, 채태인, 이승엽 등 한 방이 있는 타자들이 골고루 배치됐다.
이처럼 매력적이고 조화로웠던 타선이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는 찬 바람에 얼어붙은 듯 굳었다. 특히 중심타선에 위치한 나바로(15타수 3안타), 최형우(17타수 2안타)와 박석민(14타수 3안타)이 나란히 주춤하면서 전혀 찬스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최형우는 타점이 아예 없다.
상위 타선에 위치한 구자욱(10타수 3안타), 배영섭(6타수 3안타) 등은 자리를 잡는 모습이지만 중심타선에서 분위기가 이어지지 못하면서 하위 타순까지 함께 죽고 있다. 특히 올해 타점 3위였던 나바로는 1차전 추격의 스리런 후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있고 최형우는 계속 약한 모습에 부담감까지 커지는 상황이다.
그러나 삼성이 살아나야 할 길에는 애석하게도 한 방이 가장 가까이에 있다. 단기전의 특성상 홈런이 아니더라도 임팩트가 큰 장타는 경기의 흐름을 바꿀 수 있다. 1차전에서 8-4를 8-7로 만들어 역전의 발판을 놓은 나바로의 홈런이 바로 그런 경우였다.
두산처럼 잠실구장을 뛸 만한 '육상부'가 아니거니와 당장 한 경기라도 놓치면 안되는 위기에 놓인 삼성에게는 반전의 계기가 필요하다. 삼성은 5차전에 장원삼을 내세워 2013년 기적의 재현에 도전한다. 가장 강한 카드인 차우찬은 4차전에서 54개의 공을 던졌다. 마운드의 짐을 덜어주기 위해서라도 대량 득점이 절실한 삼성이다. /autumnbb@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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