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ERA 0' 이현승, KS 특급 소방수로 거듭났다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5.10.31 05: 58

두산 베어스 마무리 이현승(32)이 팀을 14년 만의 우승으로 이끌고 있다.
올 시즌 중반부터 마무리 임무를 맡은 이현승의 기세는 가을 들어 더 무섭다. 이현승은 준플레이오프부터 포스트시즌 8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0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야수 실책으로 인해 1실점한 경기가 있었을 뿐. 투구 내용에 있어선 나무랄 데가 없었다. 두산 불펜이 약점으로 꼽히면서도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는 것 역시 이현승의 존재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현승은 준플레이오프 3경기에 등판해 1승 2세이브 평균자책점 0(3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넥센 히어로즈를 상대로 3승을 거두는 순간에 모두 이현승이 있었다. 그만큼 확실하게 뒷문을 걸어잠갔다. 플레이오프에서도 2경기에 등판해 1세이브 평균자책점 0(5이닝 무실점)의 성적. 특히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지은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선 3이닝 무실점으로 귀중한 세이브를 올렸다.

데뷔 후 첫 한국시리즈 무대에서도 그 기세는 마찬가지다. 26일 1차전에선 1⅓이닝 2피안타 1실점(비자책)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팀이 8-7로 앞선 7회말 2사 2,3루서 이지영의 땅볼 타구를 잡아 1루로 송구했지만 오재일이 이 공을 잡지 못하며 2명의 주자가 홈인. 충격의 역전패를 당한 두산이었다. 마무리 이현승이 승리를 지키지 못한 첫 경기였다.
그러나 두 번의 실패는 없었다. 이현승은 29일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장원준(7⅔이닝 1실점)에이 등판해 1⅓이닝 무실점으로 팀 승리를 지켰다. 5-1의 비교적 넉넉한 상황에서 등판해 삼성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곧바로 30일 4차전에 3번째 투수로 등판해 1⅔이닝 3피안타 무실점. 한국시리즈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1점 차로 앞선 8회초 1사 1루 위기 상황에서 등판했지만 침착하게 후속타자들을 처리했다. 9회초 1사 후에는 3연속 안타를 맞으며 흔들렸다. 잘 맞은 타구가 아니었음에도 내야로 흐르는 타구는 모두 내야 안타로 연결됐다. 그러나 김상수의 3루수 앞 땅볼 타구를 허경민이 잡아 재빨리 홈으로 송구. 2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았고, 이현승은 구자욱을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박빙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현승은 이날 경기 후 9회 상황을 떠올리며 “주자가 출루한 후 나도 모르게 몸에 힘이 들어가면서 위기를 자초했던 것 같다”면서 “만루에서 (허)경민이가 동점 허용을 막으면서 마지막 타자까지 더 집중하게 됐다. (김)재호도 까다로운 타구들을 잘 처리해줬다”며 야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아울러 이현승은 “오늘은 특히 (노)경은이가 정말 좋은 피칭을 해서 이 경기는 반드시 막아내고 싶었다. 경은이가 올 한해 고생을 많이 했는데 오늘 경기를 계기로 자신감을 회복했으면 한다”며 후배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금 우리 팀 흐름이 좋은데, 끝날 때까지 좋은 흐름이 이어지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선발들의 호투에 이은 마무리 이현승의 뒷문 잠그기. 이는 두산의 포스트시즌 필승법이 되고 있다. 특히 이현승은 가을 들어 완벽에 가까운 마무리로 거듭나고 있다. 과연 이현승이 내친 김에 팀 14년 만의 우승까지 견인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krsumi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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