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불펜대기' 니퍼트, 외인 최초 헹가래 투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10.31 06: 03

두산이 대망의 우승을 이룬다면 헹가래 투수는 누가 될까. 만약 5차전이 그날이라면 두산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34)가 외국인 투수 최초로 우승 순간 마운드를 지키는 헹가래 투수가 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두산은 지난 30일 삼성과 2015 한국시리즈(KS) 4차전을 4-3으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3승1패가 됐다. 1차전 패배 후 내리 3경기를 잡은 두산은 2001년 이후 대망의 KS 우승에 1승만을 남겨놓았다. 될 수 있으면 5차전 잠실 홈에서 축포를 터뜨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두산은 지난 2013년 삼성과 KS에서도 4차전까지 3승1패로 우위를 점하며 우승을 눈앞에 두는가 싶었지만, 그 이후 거짓말 같은 3연패를 당하며 3승4패로 무릎을 꿇은 바 있다. 대역전패의 교훈이 있기 때문에 올해는 5차전에 모든 전력을 쏟아 붓는 총력전 태세로 임할 각오. 

그래서 에이스 니퍼트가 31일 KS 5차전에서 불펜 대기를 한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4차전 승리를 거둔 후 "5차전도 총력전이다. 상화을 보고 니퍼트도 구원으로 들어갈 수 있으면 들어간다"고 밝혔다. 선발투수는 유희관이지만 구원으로 니퍼트를 그 뒤에 붙이겠다는 포석이다. 마무리 이현승이 3~4차전에서 연투로 3이닝 46구를 던진 만큼 점수차가 크지 않다면 니퍼트에게 마지막을 맡길 수 있다. 
니퍼트는 올해 PS에서 압도적인 투구로 가을야구를 지배하고 있다. PS 4경기에서 1번의 완봉승 포함 3승을 올렸다. 30이닝을 던지는 동안 2실점밖에 하지 않아 평균자책점은 0.60에 불과하다. 최근 24⅓이닝 연속 무실점으로 PS 역대 최다연속 이닝 무실점 행진까지 이어가고 있다. 
KS에는 지난 2차전에서 선발로 7이닝 92구를 던졌다. 그로부터 3일을 쉰 상태. 정상적인 로테이션대로 돌아간다면 내달 2일 열릴 6차전 선발투수이지만 KS 같은 단기전에서는 파격적인 운용이 가능하다. PS에서 부진한 유희관이기 때문에 니퍼트의 활용 폭을 더욱 넓힐 수도 있다. 
상황에 따라 니퍼트가 우승 마지막 순간 투수가 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역대 KS에서 외국인선수가 우승 순간을 마무리하는 헹가래 투수가 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끝내기 홈런으로 마무리된 2002·2009년 KS를 제외한 나머지 30번 KS 모두 국내 투수들이 우승 순간을 만끽했다. 
마무리 오승환이 삼성 시절 무려 5번이나 헹가래 투수가 됐으며 선동렬이 해태 시절 4번으로 뒤를 잇고 있다. 두산에서는 1982년 박철순, 1995년 권명철, 2001년 진필중이 헹가래 투수 영예를 안았다. 과연 니퍼트가 KS 사상 첫 외인 헹가래 투수가 될 수 있을지 5차전이 주목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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