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두산, 잊지 말아야 할 2013년 5차전 교훈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10.31 06: 25

14년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목전에 두고 있는 두산. 그래도 마지막 우승 확정의 순간까지는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다. 2년 전 뼈아픈 대역전패의 아픔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두산은 지난 30일 열린 2015 한국시리즈(KS) 4차전을 4-3으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3승1패가 됐다. 1차전 패배 후 파죽의 3연승을 달린 두산은 이제 남은 KS 3경기에서 1승만 추가하면 우승이다.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에 있지만 2013년 KS를 생각하면 방심은 금물이다. 
2013년 당시 김진욱 감독이 이끌었던 두산은 4차전까지 3승1패로 앞서며 우승을 목전에 뒀다. 특히 4차전에서 이재우가 5이닝 무실점 깜짝 호투를 펼치며 선발승을 따냈고, 5차전 이후로는 노경은·니퍼트·유희관으로 이어지는 핵심 선발투수 차례라 두산이 매우 유리해 보였다. 

그러나 두산은 5차전을 잡지 못하며 꼬이기 시작했다. 5차전에서 1회 시작부터 선발 노경은이 3실점하며 흔들렸지만 치고받는 난타전을 벌이며 4-4로 균형을 맞췄다. 그러나 5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온 노경은이 추가 1실점하는 바람에 역전 흐름을 이어가지 못하며 5-7로 패했다. 
당시 경기가 더욱 아쉬운 이유는 두산이 뒤를 보는 승부를 했다는 점이다. 그해 PS 최고 투수로 군림했던 유희관이 3차전에서 4회 코칭스태프가 두 번이나 마운드에 오르는 실수를 범하는 바람에 뜻하지 않게 교체됐다. 유희관은 3⅔이닝 동안 투구수가 52개밖에 되지 않은 상태였다. 
상황에 따라 5차전부터는 불펜 활용이 가능했다. 내일이 없다는 생각으로 쏟아 부었다면 유희관의 구원등판을 주저할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5차전에서 노경은이 5실점하는 동안 5회까지 밀어 붙였고, 그 이후 나머지 이닝도 불펜투수들로만 승부하다 졌다. 유희관에게 구원등판은 없었다. 
결국 5차전을 내주며 삼성에 불씨를 살려준 두산은 6차전 패배 후 7차전에 아껴뒀던 유희관을 선발로 냈다. 뒤를 본 승부를 펼쳤던 두산이었지만, 5차전을 기점으로 이미 삼성의 기세가 바짝 오른 뒤였다. 7차전에서 유희관은 3⅔이닝 2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돼 두산은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모든 전력으로 승부하지 못한 5차전이 두산에는 천추의 한이 됐다. 2년 전 역전패 아픔이 이제는 교훈이 되어야 한다. 이미 PS 13경기를 치른 두산은 KS가 장기전이 될수록 불리해진다. 2년 전 5차전처럼 승부를 걸어야 할 때 걸지 못하면 흐름은 순식간에 바뀔 수 있다. 5차전 니퍼트의 불펜 대기는 2년 전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 표현이기도 하다. /waw@oen.co.kr
[사진] 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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