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했지만 득점왕은 나오지 않았다.
한국 축구의 최강 티을 꼽는 FA컵이 끝났다.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A컵 결승전에서 FC 서울이 인천 유나이티를 3-1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서울은 안양 LG 시절인 1998년 이후 17년 만에 FA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치열했다. 초점을 결승전에서 맞춘 서울과 인천은 철저했던 준비 과정처럼 열띤 경기를 펼쳤다. 서울이 전반전 동안 밀어 붙였지만, 후반 들어서는 공격수의 숫자를 늘린 인천이 서울을 두들겼다.

4골이나 나왔다. 다카하기 요지로(서울)를 시작으로 이효균(인천), 아드리아노(서울), 몰리나(서울)가 연속골을 넣었다. 우승팀을 가리는데 충분한 골이었다. 그러나 우승과 달리 득점왕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부족했다.
준결승전까지 FA컵 득점 1위는 4골을 넣은 이정빈(인천대)이었다. 그러나 FA컵 규정은 32강전부터 득점한 기록으로 득점왕을 선정했다. 이 때문에 이정빈은 득점왕 후보에서 제외됐다. 게다가 4골 이상 득점자만 득점왕이 될 수 있다는 규정 때문에 득점왕 선정 조건을 충족시킨 선수는 없었다.
물론 득점왕이 나올 가능성은 있었다. 2골씩을 기록한 아드리아노, 정조국, 박주영(이상 서울)와 케빈, 김진환(이상 인천)이 결승전에서 2골을 넣는다면 득점왕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아드리아노는 1골을 넣는데 그쳤다. 3골은 득점왕 자격이 없었다.
결국 32강전부터 4골을 기록한 선수는 나오지 않았다. 이 때문에 득점 1위는 있지만, 득점왕은 나오지 않는 기이한 상황이 나왔다. 물론 FA컵에서 득점왕이 나오지 않는 건 처음이 아니다. 1996년 대회가 시작된 이후로 이번 대회까지 6차례(2002, 2003, 2007, 2012, 2013, 2015)나 된다. /sportsher@osen.co.kr
[사진] 서울월드컵경기장=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