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등을 기억하지 않는다는 것도 안다. 그래도 우리에게는 자랑스러운 2등이다."
김도훈 감독이 이끄는 인천 유나이티드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A컵 결승전 FC 서울과 원정경기에서 1-3으로 패배했다. 창단 후 첫 FA컵 우승을 노리던 인천은 서울을 넘지 못하고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경기 후 김 감독은 "쌀쌀한 날씨에도 응원을 온 인천 팬들에게 감사드린다. 선수들에게도 감사하다. 이 자리까지 오기까지 고생했다. 최선을 다했다. 선수들이 불꽃 투혼을 보였다. 우리가 졌지만 갈 길이 있다. 소중한 경험이 다음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 선수들에게 감사하다는 말밖에 안 나온다"고 경기 소감을 밝혔다.

이날 스리백 포메이션으로 나선 점에 대해서는 "5-4-1에서 3-4-1-2로 바꿨다. 앞에 공격적인 선수를 두었다. 오스마르를 박세직으로 잡으려고 했다. 공격적으로 준비한 것에서 선수들이 잘 해줬다. 수행 능력이 괜찮았다. 실점 뒤 만회를 했다. 만회 이후에 더 몰아쳤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다. 선수들이 끝까지 잘 해줬다"고 답하며 선수들을 재차 칭찬했다.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지만 인천의 결승 진출은 대단한 일로 평가받고 있다. 지원이 원활하지 않아 임금이 체불되는 등 어려운 상황 속에서 일군 결실이기 때문이다. 특히 인천은 결승전을 제외한 모든 경기에서 무실점으로 승리하며 뛰어난 경기력을 보였다.
김 감독은 "힘든 상황이지만 참고 왔다. 동계훈련부터 어려웠지만 뭉친 건 간절함 때문이다. 경기 나가는 것에 감사했다. 힘들 때 미팅과 식사를 하면서 결의를 다졌다. 힘들지만 우리는 그러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결승 진출이 기적이라고 하지만, 선수들은 칭찬 받아 마땅하다"며 "결승에서 패배하니 참 허무하다. 그리고 2등을 기억하지 않는다는 것도 안다. 그래도 우리에게는 자랑스러운 2등이다"고 전했다. /sportsher@osen.co.kr
[사진] 서울월드컵경기장=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