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바른 심성으로 따라와준 선수들에게 고맙다."
FC서울이 인천 유나이티드를 물리치고 17년 만에 FA컵 통산 두 번째 정상을 차지했다. 서울은 31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열린 2015 하나은행 FA컵 결승전서 다카하기 요지로, 아드리아노, 몰리나의 연속골에 힘입어 이효균이 1골을 만회하는데 그친 인천을 3-1로 제압하고 우승했다.
이로써 서울은 지난 1998년 FA컵 우승 이후 17년 만에 두 번째 정상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서울은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진출 티켓과 함께 우승 상금 2억 원을 거머쥐었다. 반면 창단 이후 처음으로 결승에 진출했던 인천은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서 "상당히 기쁜 하루다. 오랜 기간 동안 서울에 지지를 보내준 허창수 구단주님께 감사드린다. 공이 둥글어 어떠한 이변도 일어나는 스포츠이지만 우리 선수들의 간절함이 더 컸다. 지난해 실패, 선수들의 노력과 끈기가 어우러졌다. 상대의 아름다운 도전에도 박수를 쳐주고 싶다. 전반 상대의 밀집 수비에 선제골을 잘 만들었다. 실점 이후 지난해 생각이 났지만 뒤집힐 위기를 넘기고, 극적인 골을 넣어 이런 결과를 가져왔다. 오늘 주인공은 선수와 팬이다. 믿고 따라준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 시즌 도중 거액의 돈을 받고 중국으로 갈 기회를 뿌리쳤던 최 감독은 "축구선수를 하면서 한 번도 돈을 쫓아간 적이 없다. 중국을 갈 명분이 없었다. 내가 갔을 때 내가 영입 선수들도 어떻게 될지 몰라 구단과 팬들에게 예의가 아니었다. 올 시즌 최고의 선택이었다. 다카하기는 오래 전부터 정보를 받았다. 고명진 하대성이 없는 우리는 축구 지능이나 순간 판단력이 좋은 선수가 필요했다. 아드리아노는 우리의 고질적 문제점을 해소했다. 갖고 있는 장점을 오랜 기간 관찰한 결과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선수라 생각해 영입했다. 그 선수들 덕분에 후반기 승점을 쌓을 수 있었고, 오늘 우승에도 큰 힘이 됐다"고 덧붙였다.
최 감독은 이어 "3년 전 우승할 때는 걸출한 스트라이커와 게임메이커인 데얀과 하대성이 큰 힘이 됐다. 지도자를 하면서 그런 멤버를 만나기가 쉽지 않다. 최고의 선수들과 정신력을 지닌 선수들이었다. 3년이 지난 지금 과도기다. 내가 생각을 열고 가능성 있는 선수들에게 조금 더 기회를 주고 싶다. 박주영 김치우 김진규 등 특히 주영이에게 고맙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포항전 주영이의 2골 덕분에 결승까지 왔다. 잇몸으로 할 수 있는 한계가 있는데 선수들이 정말 바른 심성으로 따라와준 게 고맙다"고 제자들에게 공을 돌렸다./dolyng@osen.co.kr
[사진] 서울월드컵경기장=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