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했던 우승' 차두리, "너무 너무 행복하고 기쁘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5.10.31 16: 38

 "너무 너무 행복하고 기쁘다."
FC서울이 인천 유나이티드를 물리치고 17년 만에 FA컵 통산 두 번째 정상을 차지했다. 서울은 31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열린 2015 하나은행 FA컵 결승전서 다카하기 요지로, 아드리아노, 몰리나의 연속골에 힘입어 이효균이 1골을 만회하는데 그친 인천을 3-1로 제압하고 우승했다.
이로써 서울은 지난 1998년 FA컵 우승 이후 17년 만에 두 번째 정상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서울은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진출 티켓과 함께 우승 상금 2억 원을 거머쥐었다. 반면 창단 이후 처음으로 결승에 진출했던 인천은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현역 선수로 마지막 우승 기회를 놓치지 않은 차두리는 감격에 찬 모습이었다. 이제 정든 축구화를 벗는 차두리는 경기 후 인터뷰서 "너무 너무 행복하고 기쁘다.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굉장히 기쁘다. 한국에 돌아온 뒤 우승할 기회를 잡았는데 계속 준우승만 했다. 올해 초 아시안컵서도 준우승을 하며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마지막에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어 행복하고 후배들에게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FA컵 대회는 1회전부터 올라와야 한다. 우리가 빛을 보고 많은 사람들의 응원을 받고 뛰었지만 1, 2, 3회전서 최정한 정조국 박희성 등 수많은 선수들이 약팀과의 경기서 이겨줬기 때문에 오늘 결승이 있었다. 우리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모두가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는데 많은 역할을 해줬다. 그 친구들에게 너무 고맙다. 정말 기쁘고 행복하다.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눈물을 흘린 차두리는 "이젠 진짜 마지막이다. 나에게 주어진 우승 기회나 시간이 없다. 정말 마지막이었다. 흐름을 봐서도 동점골 이후 지난해 생각이 조금 떠올랐다. 분위기 자체가 인천이 자신감을 회복하면서 자기 페이스대로 경기를 이끌어가면서 쉽지 않은 경기였다. 마음 속으로 승부차기도 생각했다. 여러가지로 감정이 복받쳤다. 더 이상 우승할 수 있는, 큰 관심을 받으면서 경기할 기회가 없었다. 후배들이 잘해줘서 우승을 해볼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고 좋았다"고 설명했다.
차두리는 깜짝 발언도 내놓았다. 경고 누적으로 11월 7일 수원과의 슈퍼매치를 결장하는 그에게 남은 기회는 이제 단 2경. 차두리는 "오늘 경기를 마지막으로 현역에서 물러나는 게 팀에 더 도움이 될 것 같다. 감독님과 자세한 얘기를 나눠봐야겠지만 팀 사정상 개인 사정상 모든 걸 내려놓고 편안하게 마무리하고 싶다. 지난 한 달 동안 통증도 사라지지 않고, 약을 먹으면서 훈련과 경기하며 뜻깊은 결과를 얻었다. 어쩌면 오늘 경기가 현역 마지막 경기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며 현역 생활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차두리는 "축구를 하면서 가장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하는 게 K리그에 온 것이다. 선수 이후 할 수 있는 일들이나 시야를 굉장히 많이 넓혀줬다. 유럽과 한국을 함께 경험한 것과 대표팀 경험 또한 굉장히 큰 자산이다. 어떤 방식으로 삶을 살아갈지 정해놓지는 않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더 많이 노력하고 더 많이 공부해서 내가 지금까지 얻은 지식을 후배들과 한국 축구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모든 걸 주어서라도 발전하는 방향으로 쏟아내고 싶다. 감독을 할지 뭘 할지 정하지 않았지만 한국 축구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은 게 내 바람이다"고 말했다./dolyng@osen.co.kr
[사진] 서울월드컵경기장=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