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연패 좌절' 삼성, 대대적인 변화 필요하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5.10.31 17: 32

참담한 결과다. 1등 주의를 추구하는 삼성의 통합 5연패가 좌절됐다.
두산과의 첫 경기를 잡으며 정상 등극을 향해 힘찬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더 이상은 없었다. 삼성은 이후 4경기 모두 내주며 준우승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물론 1등을 지킨다는 게 무척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이번 시리즈에서 보여줬던 내용은 낙제점에 가까웠다. 2010년 SK와의 한국시리즈에서 KO패를 당했던 악몽이 떠오르기도 했다.
4년 연속 통합 우승의 마침표를 찍은 삼성에 필요한 건 대대적인 변화다. 삼성은 4년 연속 통합 우승을 달성하면서 단 한 번도 전력 보강을 꾀하지 않았다. 이승엽과 임창용의 국내 무대 복귀가 전부. 한때 FA 시장의 큰 손으로 불렸던 삼성은 2005년 심정수(은퇴)와 박진만(SK 코치) 이후 외부 FA 선수를 영입하지 않았다. 작년에도 윤성환, 안지만, 조동찬 등 내부 단속에만 했을 뿐 외부 수혈은 없었다. 대신 내부 육성에 초점을 맞췄다. 해마다 히트 상품을 배출시키고 있지만 투수보다 타자의 비중이 절대적이었다.

투수 가운데 '될성 부른 떡잎'이 눈에 띄지 않는 게 삼성 마운드의 현주소. 삼성이 전성기를 오랫동안 지속되기 위해서는 마운드 보강이 절실하다. 구단 내부에서는 "외부 FA 선수를 데려오는 일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전력 보강을 위해서는 굳이 '외부 FA 영입 불가'를 고수할 필요는 없다. 전력 강화 뿐만 아니라 기존 선수들과 경쟁 구도를 형성할 수 있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타 구단과의 트레이드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풍부한 외야 자원을 트레이드 카드로 꺼낸다면 마운드 보강을 꾀할 수도 있다. 하나를 얻기 위해 또다른 하나를 잃을 수도 있다. 때로는 과감한 선택이 요구될 때도 있다.
인프라 개선도 필요하다. 1995년 문을 연 삼성 라이온즈 볼파크는 2,3군 모두 사용하기에 비좁고 시설도 낙후됐다. 운동장이 부족하다보니 2군 경기가 열릴때면 3군 선수들이 제대로 훈련할 수 없다. 그렇다고 인근 땅을 매입해 확장하는 건 사실상 힘들다. 삼성은 인근 지역에 전용 훈련장 확장 이전 계획을 검토했지만 최근 들어 그 이야기가 쏙 들어갔다. 체계적인 선수 육성을 위해 인프라 개선은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다.
'썩은 부위는 도려내야 한다'고 했던가. 삼성은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도박 스캔들에 몸살을 앓았다. 물론 일종의 스캔들에 불과하다면 더할 나위없이 좋겠지만 혐의가 밝혀질 경우 영구 제명 등 과감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그리고 이들을 비호해준 구단 관계자가 존재한다면 이 역시 철퇴를 가해야 한다. 그저 제 식구 감싸기만 고집한다면 앞으로도 비슷한 일이 생길 게 분명하다.
위기는 곧 기회다. 통합 5연패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이번 기회를 계기로 대대적인 변화를 꾀한다면 다시 한 번 삼성 왕조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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