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V4] ‘최종전 승리투수’ 유희관, 가장 중요할 때 부활했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5.10.31 17: 32

가장 필요할 때 기나긴 침묵에서 벗어나 마지막에 웃는 자가 됐다. 두산 베어스 좌완 선발투수 유희관이 올 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호투를 펼치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유희관은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한국시리즈 5차전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90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 무볼넷 1탈삼진 2실점으로 선발승을 거뒀다.
이날 유희관은 정규시즌 후반부터 시작된 슬럼프에서 탈피, 다시 자신의 투구를 펼쳤다. 여러 구종을 섞어 던지면서도 스트라이트 존 양 끝을 적절하게 활용, 삼성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최저구속 93km 커브부터 최고구속 129km 패스트볼까지 유희관의 트레이드마크가 모두 발휘된 이날 투구였다. 그러면서 유희관은 올해 KBO리그 마지막 무대서 선발승을 거둔 투수가 됐다. 

유희관은 9월 16일 롯데전부터 무너졌다. 시즌 20승을 눈앞에 두고 정규시즌 마지막 4경기서 고전, 18승에 만족해야했다. 포스트시즌서도 고전은 계속됐다. 넥센과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4이닝 3실점, NC와 플레이오프 3차전서도 2⅓이닝 4실점으로 조기강판됐다. 한국시리즈 1차전에선 6이닝 5실점,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으나 실점이 많았다. 
하지만 유희관은 포스트시즌이 거듭되면서 조금씩 자신의 투구를 살려갔다. 플레이오프까지는 상대 타자 인코스 공략에 애를 먹었으나 한국시리즈부터 특유의 날카로운 로케이션이 형성됐다. 마치 다시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시범경기에 임하듯, 하나씩 부족한 점을 메웠고, 가장 중요한 한국시리즈 5차전서 진가를 발휘했다.
두산은 2013시즌 한국시리즈서도 4차전까지 3승 1패로 우승을 눈앞에 뒀었다. 그러나 5차전부터 7차전까지 내리 3연패를 당하며 허무하게 준우승에 그쳤다. 당시 유희관은 최종전인 7차전에 선발 등판, 4⅓이닝 2실점으로 고개 숙인채 눈물을 삼켜야 했다. 
만일 두산이 이날 경기를 패하고 대구를 향했다면, 자연스레 당시의 악몽이 떠오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유희관이 가장 중요한 경기서 에이스로 올라섰고, 두산은 13-2로 대승, 14년 무관의 한을 풀었다. / drjose7@osen.co.kr
[사진] 잠실 =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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