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침묵했다. 류중일 감독이 마지막까지 4번타자로 고정시키며 믿음을 보냈지만 끝내 응답이 없었다.
삼성은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과 한국시리즈(KS) 5차전에서 2-13 대패를 당했다. 1차전 승리 후 내리 4연패한 삼성은 결국 시리즈 전적 1승4패로 두산에 무릎을 꿇었다. 지난 2011년부터 통합우승 5연패에 도전했지만 KS에서 두산에 왕조가 함락당하고 말았다.
주축 투수 3인방 윤성환·안지만·임창용이 도박 스캔들에 휘말리며 KS 엔트리에서 제외된 삼성은 설상가상 타선마저 침묵했다. 1차전만 9득점으로 폭발했을 뿐 2~3차전 1득점, 4~5차전 2득점으로 묶였다. 무엇보다 부동의 4번타자 최형우(32)가 극심한 타격 슬럼프를 겪으며 패배의 원흉이 되고 말았다.
최형우는 4차전까지 17타수 2안타 타율 1할1푼8리 무홈런 무타점으로 침묵했지만, 이날 5차전에도 4번 좌익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최형우의 방망이는 터지지 않았다. 4타수 무안타 침묵. 3번의 타석에 주자가 있었지만, 타점으로 연결시키지 못하며 4번타자 체면을 구겼다.
1회 2사 1루 첫 타석에서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난 최형우는 4회 1사 2루에서도 우익수 뜬공 아웃됐다. 6회 1사 2루 찬스에서도 초구를 건드려 1루수 파울 플라이로 잡히며 추격 흐름을 끊었다. 선두타자로 등장한 8회에도 좌익수 뜬공으로 아웃되며 4타수 무안타로 물러났다. 5경기 중 3경기가 무안타.
최형우는 KS 5경기 모두 4번타자로 고정됐으나 21타수 2안타 타율 9푼5리에 그쳤다. 장타는 2루타 1개. 홈런과 타점이 하나도 없었다. 볼넷이나 몸에 맞는 볼 없이 무사사구로 출루율도 9푼5리였고, 장타율은 1할4푼3리에 불과했다. 둘을 합한 OPS가 0.238로 정규시즌(.965)에 반토막 이상이 났다.
특히 주자를 둔 상황에서 13타수 1안타, 득점권 상황에서 7타수 무안타로 무기력하게 물러났다. KS 5경기 동안 무려 7번이나 내야 플라이로 맥을 끊었다. 삼성의 통합우승 4연패 주역으로 항상 결정적인 한 방을 터뜨린 최형우였지만, 2015년의 가을은 너무나도 잔혹했다. /waw@osen.co.kr
[사진] 잠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