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V4] 장원준, FA 투자 효과 일깨운 '우승 청부사'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5.10.31 17: 32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두산 베어스의 좌완 에이스 장원준이 자신을 향한 구단의 기대치를 200% 충족시키며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두산은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13–2로 승리, 2001년 이후 처음으로 정상에 등극했다. 이로써 두산은 통산 4회 우승을 달성했다. 
두산의 선택이 옳았음을 일깨운 2015시즌이었다. 두산은 지난겨울 FA 시장 최대어였던 장원준과 4년 84억원 계약을 체결, 모두를 놀라게 했다. 두산 구단 최초의 외부 FA영입(두산은 2013시즌을 앞두고 홍성흔과 FA 계약을 체결했으나, 홍성흔은 1999시즌부터 2008시즌까지 두산에서 뛰었다)이 역대 투수 2위에 해당하는 거액을 통해 이뤄진 것이다.

영입과정도 치밀했다. 롯데가 우선협상기간에 장원준을 잡지 못할 것으로 보이자, 곧바로 두산 김승영 사장이 부산을 향했다. 김 사장은 우선협상마감일 자정이 지나자마자 장원준과 만났고, 곧바로 계약규모를 전달했다. 당시 LG와 한화도 장원준을 노리고 있었는데, 두산의 제시액은 두 팀의 예상치를 훨씬 웃돌았다. 결국 장원준은 서울로 올라와 두산과 계약, 두산은 쩐의 전쟁에서 승리했고, LG와 한화는 손가락만 빨았다.
계약이 발표됐을 당시엔 기대 반 우려 반이었다. 그러자 장원준은 시즌 초반부터 달려 나갔다. 전반기 17경기서 103이닝을 소화하며 9승 5패 평균자책점 3.18로 일찍이 목표 달성을 눈앞에 뒀다. 특히 두산과 영입 경쟁을 벌였던 LG를 상대로 평균자책점 2.77로 활약했다. 니퍼트가 부상으로 이탈하고, 두 번째 외국인투수도 불안한 상황에서, 장원준이 없었다면 두산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불가능했을 것이다. 
포스트시즌에선 더 강렬했다. 장원준은 넥센과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6이닝 2실점으로 선발승에 성공, 두산 유니폼을 입고 포스트시즌 징크스에서 벗어났다. 롯데 시절 장원준은 포스트시즌에서 극도의 부진을 보였으나, 두산에선 정반대였다. 플레이오프 2차전에선 7이닝 무실점,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6이닝 4실점으로 다시 승리투수가 되면서 두산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자신의 첫 한국시리즈였던 지난 29일 3차전에선 올 시즌 최다투구수인 127개로 7⅔이닝 1실점, 이번 포스트시즌 3승째를 수확했다.   
현재 KBO리그는 토종 선발투수 품귀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매년 타자들의 힘과 기술은 늘어가는데 이를 이겨낼 선발투수는 줄어드는 상황이다. 올 시즌만 봐도 규정이닝을 소화한 토종 선발투수는 7명에 불과하다. 팀 당 한 명의 토종선발투수도 갖추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두산 구단은 이를 명확하게 인지, 가장 필요했던 자원을 적극적인 투자로 잡았다. 안정적인 선발진이 정규시즌 상위권을 이끈 다는 것을 알았고, 더 나아가 포스트시즌에선 가장 강한 힘을 발휘한다는 확신이 있었다. 그러면서 두산은 14년 무관의 한을 풀었고, 장원준은 프로 입단 후 처음으로 최정상에 올랐다. / drjose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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