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가 사상 첫 통합 5연패에 실패했다.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도 두산에 완패하며 준우승. 삼성으로선 아쉬운 2015시즌이 됐다. 하지만 준우승 속에서도 위안거리가 있다면 구자욱(22)의 발견이었다.
삼성은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마운드가 무너지며 2-13으로 완패했다. 이날 경기서 패하며 삼성은 시리즈 전적 1승 4패로 우승이 좌절됐다. 2011시즌부터 2014시즌까지 첫 통합 4연패를 이룬 삼성이었으나 연속 우승 기록을 더 이상 늘리지 못했다.
하지만 삼성은 올 시즌 ‘구자욱’이라는 스타를 탄생시켰다. 대구고등학교를 졸업한 구자욱은 2012년 삼성의 2라운드(전체 12순위) 지명을 받고 프로에 데뷔했다. 올 시즌 전까지 단 한 차례도 1군 무대를 밟지 못했지만 일찌감치 군국체육부대(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쳤다. 지난해 퓨처스리그 남부리그에선 타율 3할5푼7리로 타격 부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류중일 감독은 지난해부터 구자욱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다만 이미 출중한 실력을 갖춘 삼성 야수들 사이에서 뛸 수 있느냐가 관건이었다. 그리고 구자욱은 시즌 초반부터 찾아온 기회를 잘 살렸다. 주전 1루수 채태인이 왼쪽 무릎 부상으로 이탈해 개막전부터 선발 기회를 잡았다. 3,4월을 통해 서서히 타격감을 끌어 올리더니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했다. 시즌 중반에는 부상으로 빠진 박한이의 외야 자리를 메웠다.
기대 이상의 성적이었다. 구자욱은 올 시즌 116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4푼9리 출루율 4할1푼7리 장타율 0.951 11홈런 57타점 97득점의 좋은 성적을 거뒀다. 특히 타격 부문에선 에릭 테임즈(0.381), 유한준(0.362)에 이어 3위를 마크했다. 김하성(넥센)과 함께 가장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 무엇보다 첫 포스트시즌 출전에도 공격에서 거침없는 활약을 보여줬다.
구자욱은 한국시리즈 1차전에 출전하지 못했다. 2차전 역시 대타로 출전해 1타수 무안타를 기록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팀 타선이 부진하자 류 감독은 3차전에서 1번 구자욱(좌익수)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리고 구자욱은 첫 타석부터 내야 안타로 출루했다. 이날 경기서 5타수 2안타 1득점의 활약. 리드오프 임무를 잘 해냈지만 공격의 흐름이 끊긴 게 아쉬웠다.
4차전에서도 1번 타자로 출전했다. 1회 수비에선 홈 송구 실책으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하지만 공격에서 1안타 1볼넷 2타점으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마지막이 된 5차전에서도 리드오프로 출전해 1안타의 기록. 팀이 2-13으로 완패하며 삼성의 5연패는 좌절됐다. 그러나 가을 야구 마지막까지 구자욱의 활약은 돋보였다. 올 시즌 삼성의 가장 큰 수확이자 위안거리였다. /krsumin@osen.co.kr
[사진] 잠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