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2013년의 아픔을 딛고 프로 역대 통산 세 번째로 3위 업셋 우승의 주인공이 됐다.
두산은 10월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선발 유희관의 호투와 찬스마다 적시타를 터트리며 13-2로 승리했다. 이로써 두산은 1패뒤 4연승으로 2001년 이후 통산 4번째 한국시리즈를 제패하는 기쁨을 누렸다. 특히 14년만에 역대 3번째로 3위팀이 1위팀을 누르는 업셋(하극상) 우승이기도 했다.
1989년 준플레이오프 제도가 도입한 이후 3위 혹은 4위 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경우는 작년까지 10번이었다. 이 가운데 1위팀을 누르고 하극상 우승을 따낸 경우는 1992년 롯데와 2001년 두산이었다. 모두 3위였고 4위가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경우는 5번이 있으나 모두 준우승했다.

1992년 당시 강병철 감독이 이끌던 롯데는 3위로 정규리그를 마감한 뒤 삼성을 준플레이오프에 2연승, 해태를 3승2패로 꺾는데 이어 빙그레마저 4승1패로 제압하고 사상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염종석, 박동희, 윤학길, 윤형배 등 강력한 마운드를 앞세워 연전 연승을 거두고 첫 3위팀 하극상 우승을 차지했다.
이어 2001년 김인식 감독이 지휘하던 두산이 두 번째 기적을 일으켰다. 정규리그 3위였던 두산은 한화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2연승으로 제압했다. 이어 플레이오프에서는 1패뒤 3연승으로 현대를 눌렀다. 명장 김응룡 감독이 버티던 정규리그 우승팀 삼성을 상대로 김동주와 우즈 등 강타선이 맹폭을 가해 4승2패로 제압하고 세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두산은 김진욱 감독 체제하에서 2013년 첫 4위 업셋 우승을 앞두고 무릎을 꿇었다. 4위로 힘겹게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해 넥센을 상대로 2연패 뒤 3연승을 기적을 일으켰다. 이어 김기태 감독의 LG마저 3승1패로 제압하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대구 1차전과 2차전을 내리잡고 최초의 4위 하극상 우승에 도전했다.
잠실 3차전은 내주었지만 4차전을 잡아 우승을 눈 앞에 두었다. 그러나 5차전에서 5-5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지만 연장전 끝에 경기를 내준 것이 뼈아팠다. 당시 에이스 니퍼트를 막판에 투입하지 않는 보수적인 운용이 아쉬움이 남았고 결국 내리 3연패로 다잡은 우승컵을 내주었다. 김진욱 감독은 지휘봉을 놓아야 했다.
그러나 김태형 체제로 2년만에 아픔을 씻어냈다. 올해는 더스틴 니퍼트가 두 번의 부상 이탈로 힘겨운 정규리그 순위 싸움을 벌였고 막판까지 3위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가까스로 3위로 통과한 두산은 준플레이오프에서 넥센을 상대로 4차전에서 1-8에서 7점차 대역전극으로 승리를 거두고 결정적인 고비를 넘겼다. 기세를 몰아 플레이오프에서도 정규리그 2위 NC와 접전끝에 3승2패로 누르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1차전에서는 5-0 리드를 유지하지 못하고 역전패를 하며 주춤했다. 그러나 니퍼트, 장원준 등 선발진의 호투와 소방수 이현승의 역투를 앞세워 삼성의 강타선을 봉쇄하고 찬스를 놓치지 않는 강한 응집력을 과시해 내리 4연승을 거두고 세 번째 3위 하극상 우승의 역사를 썼다. 부상선수들이 속출하는데도 출전을 강행하는 투혼의 허슬야구로 통합 5연패를 노리는 거함 삼성을 무너뜨렸다. /sunny@osen.co.kr
[사진]잠실=지형준 기자 je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