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웃돈다’ 박병호 포스팅, 대박 예상 근거는?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11.01 05: 58

박병호(29, 넥센)가 메이저리그(MLB) 도전의 길목에 선다. 앞으로 어떤 결과가 기다리고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1년 전 강정호(28, 피츠버그) 때와는 다른 긍정적인 기류가 흐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강정호 이상의 포스팅 금액은 확실시되는 가운데 ‘대박’도 기대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병호의 소속팀은 넥센은 오는 2일 KBO(한국야구위원회)에 포스팅 공시를 공식 요청할 예정이다. KBO는 이를 MLB 사무국에 전달하며 이르면 주말쯤 결론이 나올 전망이다. 예상보다는 조용하게 일을 추진하고 있는 넥센과 박병호 측이지만 포스팅 결과에 대한 예상은 비교적 낙관적이다. 넥센의 기대치를 충족시킬 정도의 금액은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박’을 어느 기준에서 정리하느냐는 주체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다만 강정호의 포스팅 금액(500만2015달러)를 기준으로 삼아 그 두 배 이상이 나온다면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1000만 달러’라는 상징성도 무시하기 어렵다. 한 에이전트는 “미국 언론에서는 2000만 달러에 대한 이야기까지 나오지만 현실적으로 1000만 달러만 넘어도 성공적이라고 볼 수 있다”라면서 “그 정도 금액은 나올 가능성이 높지 않겠는가”라고 예상하며 한 가지 계산법을 내놨다. 역추산법이다.

이 에이전트는 “다들 알다시피 올 시즌 FA 시장의 1루수 최대어는 크리스 데이비스(볼티모어)다. 현지에서는 6년 기준 1억5000만 달러까지 거론되고 있다”라고 운을 뗐다. 데이비스는 2013년 53홈런, 올해 47홈런을 때리는 등 MLB를 대표하는 거포 자원이다. 박병호와 같은 나이이기도 하다. 올해 FA 시장에는 아직 서른이 되지 않은 1루수 자원이 거의 없다. 데이비스와 더불어 박병호가 관심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이다.
이 에이전트는 “검증이 덜 된 박병호의 가치를 데이비스의 절반이라고 추산하면 6년 7000만 달러다. 이 경우 그간의 포스팅-연봉 구조의 전례를 봤을 때 포스팅 금액은 1000만 달러 이상이라는 계산이 나온다”고 점쳤다. 여기에 경쟁이 심화될 경우 포스팅 금액은 자연히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도 덧붙였다. 포스팅 금액은 각 구단 제시액의 평균이 아닌, 최고액만 밝혀진다. 어느 한 팀에서 결단을 내리면 넥센과 박병호는 큰 이득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MLB가 박병호의 가치를 데이비스의 절반 이상으로 쳐줄까. 이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이 있다. 베이스볼프로스펙터스의 창립자 중 하나이자 강정호의 예상 성적 적중으로 화제를 모은 클레이 데이븐포트는 박병호의 올해 KBO 리그 성적을 대입시킬 때 내년 MLB에서 470타석 기준 홈런 24개와 0.766의 OPS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타율과 출루율은 다소 떨어지겠지만 장타력은 통할 것이라고 내다본 것이다. 최근 4년간 데이비스의 연평균 홈런은 40개 정도였다.
여기에 불확실성이 짙었던 KBO 리그의 성적은 강정호의 성공으로 어느 정도의 기준이 생긴 상황이다. 강정호는 올해 MLB에서 타율 2할8푼7리와 15홈런을 기록했다. 풀타임으로 뛰었다면 20홈런도 가능했을 것이라는 게 현지의 아쉬움이다. 의심의 여지없이 강정호보다 더 뛰어난 장타력과 홈런 생산성을 가지고 있는 박병호라면 20홈런 이상을 기대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올 시즌 MLB 1루수로 20개 이상의 아치를 그린 선수는 딱 17명이었다.
또한 홍보전이 일찌감치 시작됐다는 점도 기대를 모으는 요소다. 한 관계자는 “지난 스프링캠프 당시 보스턴의 스카우트 책임자와 박병호의 에이전트인 앨런 네로가 박병호를 놓고 이야기를 나눴다”라고 떠올렸다. 박병호는 이미 2년 동안 수많은 스카우트들이 지켜본 선수이며, 홍보전도 강정호보다 더 빨리 들어갔다는 것이다. 이미 박병호는 올해 FA 1루수 시장에서 꽤 알려졌으며 관심을 모으는 이름이 됐다. 박병호 측이 일찌감치 포스팅 절차에 들어간 것도 이런 자신감에서 나온다는 분석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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