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리아노(28)가 FC 서울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했다.
아드리아노는 지난달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A컵 결승전 인천 유나이티드와 홈경기에 선발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전방 공격수로 나선 아드리아노는 후반 42분 결승골을 넣어 서울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승리로 서울은 안양 LG 시절인 1998년 이후 17년 만에 FA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3-1의 결과가 나왔지만 승리는 결코 쉽지 않았다. 서울은 전반 32분 다카하기 요지로가 선제골을 넣어 승기를 잡는 듯 했지만, 후반 27분 이효균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승부는 연장전으로 가는 듯 했다. 서울로서는 지난해의 악몽이 떠오를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에도 FA컵 결승전에 올랐던 서울은 성남 FC와 연장전 승부에서도 결과를 내지 못해 승부차기를 진행했고, 2-4로 패배해 안방에서 고개를 숙여야 했다.

하지만 연장전은 없었다. 아드리아노의 한 방이 승부의 균형을 무너뜨렸다. 아드리아노는 후반 42분 박용우의 침투 패스를 받아 인천의 골문을 흔들었다. 인천의 수비라인을 완벽하게 무너뜨리는 결정적인 침투였다. 아드리아노의 득점포에 전의를 상실한 인천은 4분 뒤 몰리나에게 코너킥 득점을 내주며 무너졌다.
아드리아노는 서울이 우승을 위해 여름 이적시장에서 영입한 승부수였다. 아드리아노는 자신을 선택한 서울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노력했다. 득점만 노린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그런 모습은 나오지 않았다. 빠르게 서울에 녹아든 아드리아노는 이적 이후 K리그 클래식 11경기에서 8골 1도움을 올렸다. 게다가 FA컵 우승 트로피를 가져오는 결승골까지 넣었으니 승부수를 적중시킨 서울로서는 뿌듯하기만 하다. /sportsher@osen.co.kr
[사진] 서울월드컵경기장=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