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생' 꿈꾸는 '미생' 인천의 무한도전은 계속 된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5.11.01 05: 10

'미생' 인천의 '완생' 도전은 아직 끝이 아니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열린 2015 하나은행 FA컵 결승전서 FC서울에 1-3으로 져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창단 이후 처음으로 FA컵 결승에 오른 인천은 우승 문턱에서 좌절의 쓴맛을 삼켰다.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정규리그 최종전서 성남에 패해 하위리그로 밀려난 뒤 맛 본 두 번째 아픔이었다.

김도훈 인천 감독은 "이 자리까지 와준 선수들에게 정말 고맙다. 불꽃 투혼으로 임했다. 졌지만 갈 길은 있다. 소중한 경험이 축구 선수로 생활 하면서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선수들이 정말 잘해줘서 고맙다는 말 밖에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힘든 상황을 참고 여기까지 왔다. 동계훈련 때부터 어려운 상황에서 똘똘 뭉쳤던 힘은 간절함이었다. 경기에 나가는 것만으로도 행복해 했다. FA컵 결승 진출도 사람들은 기적이라고 하지만 우리 선수들이 일궈낸 것이다. 칭찬받아 마땅하다. 자랑스러운 2등이다. 그것만으로 선수들에게 정말 고마워해야 한다. 선수들이 잘되길 바랄 뿐이다"고 진심 어린 마음을 전했다.
올 시즌 인천이 걸어온 길은 기적 그 자체였다. 갖은 시련과 풍파를 헤치고 일어서고, 또 일어섰다. 시즌 개막 전부터 삐걱거렸다. 지난해 김봉길 감독이 떠난 뒤 후임 선임에 곤욕을 치렀다. 사령탑으로 내정됐던 이임생 감독이 돌연 고사하면서 표류했다. 개막을 불과 두 달도 남겨두지 않은 지난 1월 13일이 돼서야 김도훈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설상가상 팀의 구심점이 되어 줄 것으로 기대했던 설기현이 개막을 일주일 앞두고 돌연 은퇴하며 성균관대 감독대행으로 부임했다. 김도훈 감독도 짙은 아쉬움을 나타냈을 정도로 베테랑 설기현의 이탈은 치명적인 손실이었다. 개막 후에도 외풍을 피하지 못했다. 선수단과 구단 직원의 임금이 수 차례 체불되며 홍역을 앓았다.
악조건의 종합세트였다. 하지만 '미생' 인천은 불굴의 도전 정신으로 '완생' 문턱까지 다다랐다. 다른 팀서 벤치를 달구거나 부상 등으로 아픔을 겪었던 이들이 인천의 돌풍을 이끌었다. 김 감독의 변함없는 신뢰와 믿음, 선의의 경쟁은 선수들의 투지를 불타오르게 했다. 비록 한 걸음이 부족해 상위스플릿 진출과 FA컵 우승의 꿈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인천의 '무한도전'은 다음 시즌에도 계속될 것이다./dolyng@osen.co.kr
[사진]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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