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가 끝나면서 프리미어 12 대표팀 정예 멤버가 다 모이게 됐다.
대표팀은 지금까지 반쪽 훈련을 치러왔다. 대표팀 합숙 훈련이 시작된 날과 한국시리즈 시작일이 똑같이 지난달 26일이었던 것. 대표팀은 한국시리즈 엔트리가 발표된 25일 부랴부랴 도박 의혹에 놓인 선수들의 명단을 바꿨지만 두산 7명, 삼성 4명 총 11명의 선수가 대표팀에서 빠진 채 훈련을 시작하게 됐다.
이를 대비해 상비군의 형식으로 12명의 선수를 뽑아 훈련에 지장이 없도록 했지만 상비군은 말 그대로 상비군. 작전을 짜거나 수비 포메이션을 연습하는 데 있어 실전에 그대로 가져갈 수 없는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그동안 대표팀 선수들은 내야 번트 수비, 타격 훈련, 러닝 등 기본 훈련에 주로 많은 시간을 쏟았다.

지난달 31일 한국시리즈가 두산의 14년 만의 우승으로 막을 내리면서 대표팀 훈련 일정에도 낭보가 전해졌다. 삼성과 두산 선수들이 적어도 4일부터 열리는 쿠바와의 서울 슈퍼시리즈 전까지 휴식을 취하고 충분한 컨디션으로 나설 수 있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한국시리즈가 3일 전에만 끝나면 선수들이 슈퍼시리즈 전에 합류할 수 있다"며 기대를 드러냈다.
그러나 교통 정리가 필요한 곳이 생겼으니 상비군이다. 11명이 돌아올 경우 상비군 12명이 이제 사실상 필요없게 되는 셈이다. 31일 5차전이 처음부터 두산의 우세로 기울자 상비군 선수들은 "우리는 이제 짐을 싸자"며 서로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대표팀으로서도 많은 선수들을 이끌고 다니는 것은 부담이다.
그러나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상비군을 6일 출국 전까지 모두 훈련에 포함시키고 슈퍼 시리즈에도 1경기 정도는 출전시키기로 결정했다. 이순철 대표팀 코치는 31일 "그동안 대표팀에서 열심히 훈련한 선수들이고 이제 미래에 국가대표로 뛰어야 할 선수들인데 훈련만 하고 버리는 꼴은 될 수 없다. 경기 기회를 주는 것이 예의"라고 말했다.
한국시리즈를 치르고 온 선수들의 컨디션도 변수가 될 수 있다. 특히 준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해 14경기를 치르고 온 두산 선수들은 체력적, 정신적 에너지 소모가 크기 때문에 '우승 후유증'이 올 수 있다. 특히 포수 양의지의 발가락 미세 골절은 우려할 부분. 상비군이 아닌 다른 선수로 교체할 수도 있지만 이미 팀 단체 마무리 훈련을 떠났거나 쉬고 있어 실전 감각이 떨어졌을 수 있기 때문에 상비군이 대기해야 한다.
이번 상비군은 냉정하게 말하면 국가대표급 커리어를 지닌 선수는 없다. 이번 시즌 넥센의 주전 유격수로 19홈런 22도루를 성공한 김하성 정도가 명함을 내밀어 볼 만한 경력을 지녔을 뿐 다른 선수들은 아직 '유망주'의 꼬리표를 완전히 떼지 못한 어린 선수들이다. 이들은 5일 슈퍼 시리즈 2차전까지 대표팀과 함께 하며 더욱 성장할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됐다. /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