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은 일종의 한풀이였다. 지난 2001년 우승 이후 4번이나 준우승에 그치며 만년 2인자에 그쳤던 두산이지만, 14년만의 우승으로 오랜 숙원을 풀었다. 그 사이 4명의 감독이 거쳐 가며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
두산의 한풀이 우승은 몇몇 팀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었을 것이다. 두산보다 훨씬 오래 우승하지 못한 팀들이 있기 때문이다. 롯데와 LG 그리고 한화는 21세기 들어 아직 한 번도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하고 있다. 두산보다 오래되고 깊은 한이 깃들어 있는 것이다.
롯데는 지난 1992년 한국시리즈 우승이 마지막이었다. 그로부터 올해까지 무려 23년간 우승을 하지 못하고 있다. 두산의 14년 걸린 우승은 롯데 앞에서 한풀이라고 하기도 민망할 수준이다. 1995년과 1999년 두 번 한국시리즈에 올랐으나 준우승에 만족했다. 2000년대에는 한국시리즈도 구경 못했다.

1992년 우승 이후 롯데에는 무려 10명의 감독이 거쳐 갔지만 그 누구도 우승의 한을 풀지 못하고 쓸쓸하게 팀을 떠나야 했다. 올 시즌을 8위로 마치자 다시 한 번 감독을 교체한 롯데는 그룹 차원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예고하고 있다. 단숨에 하위권에서 우승권으로 올라설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롯데 다음으로는 LG가 오랫동안 정상의 자리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지난 1994년 이후 올해까지 21년째 우승 도전에 실패했다. 우승 이후 1997·1998·2002년 3번의 한국시리즈에 우승 기회가 있었지만 마지막 벽을 못 넘었다. 그 사이 잠실 라이벌 두산은 올해까지 3번 우승을 차지하며 대조를 이뤘다.
특히 LG는 2003~2012년 무려 10년간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로 암흑기를 겪었다. 우승 이후 8명의 감독이 거쳐 갔지만 우승 숙원을 풀지 못했다. 2013~2014년 2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로 우승권에 다가서는 듯했으나 올해 9위로 추락해 원 상태가 됐다. 세대교체의 시기가 다가와 당장 우승이 쉽지 않다.
롯데와 LG에 이어 한화가 1999년이 처음이자 마지막 우승으로 남아있다. 그 이후로 16년째 우승을 하지 못하고 있다. 가장 근접했던 것이 2006년 준우승으로 그 이후 무려 5번의 최하위로 암흑기를 겪었다. 2007년을 끝으로 8년째 포스트시즌에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올해도 6위로 아깝게 5강에 실패한 한화는 내년도 우승에 앞서 가을야구 진출이 최우선 과제다.
여타 구단들은 모두 최근 10년 내에 우승을 차지했다. 2009년 우승한 KIA는 6년째, 2010년 우승한 SK는 5년째 우승을 못하고 있다. 2008년 창단한 넥센은 8년째, 2013년 1군 진입한 NC는 3년째 아직 첫 우승을 이루지 못했다. /waw@osen.co.kr